국내은행이 올해 9월까지 올린 이자이익이 4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0조원에 육박했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14조7000억원) 대비 1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4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
3분기 이자이익 증가는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은행의 이자수익자산(평잔)은 2분기 3119조8000억원에서 3분기 3157조원으로 37조2000억원(1.2%) 증가했다. 이자가 발생하는 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의 이자이익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은행의 NIM(순이자마진)은 1분기 1.68%에서 2분기 1.67%, 3분기 1.63%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금감원은 3분기 연속 NIM이 하락하고 있지만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 증가로 이자이익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봤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이자이익과 달리 감소세를 보였다. 3분기 중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000억원(56.1%) 줄었다. 유가증권관련손익(1000억원), 외환·파생관련손익(5000억원) 등이 감소했고, 수수료(1조3000억원)와 신탁관련손익(3000억원)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비이자이익이 감소에도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국내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순이익이 1조6000억원(23.9%) 줄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9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4000억원(38.2%) 증가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8%로 전분기 대비 0.2%p(포인트),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87%로 전분기 대비 2.78%p 내렸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순이익이 2022년 이후 금리상승 및 이자수익자산 증가 등으로 확대되어 왔으나, 올 들어 순이자마진 및 ROA·ROE 등 지표가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점차 둔화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라 향후 은행의 대손비용 부담도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