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잡힌 신진서 충격패…박정환만 남았다 [바둑]

‘대마’ 잡힌 신진서 충격패…박정환만 남았다 [바둑]

2023 삼성화재배 8강 종료…韓1 中3 구도
신진서, 셰얼하오에게 대마 잡히며 탈락
김명훈도 딩하오에게 패해 4강 진출 실패

기사승인 2023-11-22 18:41:40
디펜딩 챔피언 신진서 9단(오른쪽)이 8강에서 낙마했다. 한국기원

박정환 9단 혼자 삼성화재배를 책임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함께 8강전에 출전한 신진서⋅김명훈 9단이 모두 중국 기사에게 석패하면서 한국은 준결승 1대 3 열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22일 경기도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 캠퍼스에서 속개된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 둘째 날 경기에서 신진서 9단이 셰얼하오 9단에게 158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했다.

중반까지 신 9단은 팽팽한 형세를 유지했다. AI 승부예측 그래프가 한 수 한 수에 요동 칠만큼 미세했던 국면은 셰얼하오 9단이 신진서 9단의 좌변 미생마(완생의 반대로, 아직 살아있지 못한 돌)를 추궁하면서 격랑에 휘말렸다.

‘설마 신진서에 대마가 잡히겠어’,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관전객들은 점점 대마의 숨통이 끊어지는 모습을 믿기지 않는듯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셰얼하오 9단이 신진서 9단의 대마를 모두 잡아내는 완력을 과시하며 종국에 이르렀고 신 9단은 살 길이 없는 것을 확인한 이후 몇 수를 진행한 뒤 괴로운 표정으로 돌을 거두었다.

신 9단이 중국 복병 셰얼하오 9단에게 일격을 맞고 탈력하면서 삼성화재배 2연패 도전은 멈추게 됐다.

2023 삼성화재배 준결승 대진 추첨식. 왼쪽부터 쉬자양 9단-셰얼하오 9단, 박정환 9단-딩하오 9단. 한국의 유일한 생존자 박 9단은 만만찮은 적수 딩하오를 상대하게 됐다. 한국기원

동시에 열린 8강전 다른 판에서 김명훈 9단은 딩하오 9단을 상대로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지만 좌하 일대 흑 대마를 잡을 기회를 놓치면서 형세가 기울었다. 과감하게 신진서 9단의 대마를 잡아낸 셰얼하오 9단과는 다소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딩하오 9단이 243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4강의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중국은 쉬자양⋅셰얼하오 9단까지 포함해 총 3명이 준결승에 오르게 됐다.

한국은 8강 둘째 날 대국에서 전패하면서 21일 8강전 첫째 날 대국에서 승리했던 박정환 9단이 유일하게 4강전에 올라 우승 도전을 이어간다.

대국 종료 후 열린 대진추첨 결과 박정환 9단은 딩하오 9단과 오는 24일 같은 장소에서 대결을 벌인다. 상대전적은 2승 2패로 백중지세다. 23일에는 셰얼하오 9단과 쉬자양 9단이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서 격돌한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 1분 초읽기 5회다.

한국 김명훈 9단(왼쪽)이 선전했지만 딩하오 9단에게 아쉽게 패했다. 한국기원

202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 이모저모

가장 믿었던 신진서 9단이 셰얼하오 9단을 맞아 예상 외로 고전하고 있던 시점, 기자실은 AI 승부예측 그래프를 보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오후 3시 무렵, 흑 대마가 살아날 수 있는 묘수가 나오면서 기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하지만 신진서 9단은 그 수를 놓쳤고, 셰얼하오 9단은 그대로 대마를 포획하면서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시간승으로는 다소 부족했을까. 전날 롄샤오와 8강전에서 시간승으로 종국을 맞이한 박정환 9단은 인터뷰 요청을 ‘시간승’이라는 이유로 정중하게 거절한 채 국가대표 훈련실을 찾았다. 신진서 9단을 비롯해 김명훈⋅이지현 9단, 설현준 8단, 홍민표 국가대표 코치 등과 롄샤오 전 기보를 공동 연구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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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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