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정기적으로 출두하는 조건으로 출국을 허가받았던 홍콩 민주화 운동가 홍콩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민주화 운동 주역으로 꼽히는 아그네스 차우(27·여)가 3일 자신의 SNS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석사 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며 홍콩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차우는 “원래는 국가보안법 사건 관련 경찰에 출두하기 위해 이달 말 홍콩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홍콩 상황, 나의 안전과 정신적·육체적 건강 등을 고려한 끝에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며 “아마 평생 안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1996년생인 차우는 지난 2019년 반정부 시위 도중 불법 집회 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여권도 압수됐다. 이후 7개월간 복역하다 지난 2021년 6월 석방됐다. 경찰은 차우가 석방된 뒤에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정기적으로 경찰에 출두할 것을 명령했다.
경찰은 차우가 토론토에 있는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은 후에야 중국 선전을 방문하는 조건으로 여권 반환에 동의했다. 선전에서 중국 개방에 대한 애국적 전시회와 기술기업 텐센트 본사 등을 방문하는 조건이었다. 본토의 위대한 발전을 보게 해 준 경찰에게 감사를 표하는 서한을 작성하도록 요구받았다는 언급도 있었다.
차우는 “더 이상 하기 싫은 일을 강제로 하고 싶지 않고 강제로 중국 본토에 가고 싶지 않다”며 “최근 몇 년간 두려움 없는 자유의 가치를 깨달았다. 이제 더 이상 체포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고 마침내 하고 싶은 말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홍콩 국가안전처와 중국 정부는 차우의 행동에 대해 크게 비난했다. 국가안전처는 성명을 통해 차우의 행동이 무책임하고 법치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홍콩에서 누구도 초법적 특권을 누리지 않으며 모든 범죄 행위는 처벌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