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글로벌 부동산 시장 위축 장기화시 금융회사의 손실 가능성을 점검한 결과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1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를 개최하고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현황을 점검했다. 당국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원으로 금융회사 총 자산의 0.8% 수준이다.
당국은 점검 결과,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 따른 손실 위험은 향후 글로벌 자산 가격 하락 등 부정적 충격으로 손실이 확대되더라도 금융권이 지금의 손실흡수 능력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자산 가치가 큰폭으로 추가 하락하는 등 엄격한 스트레스 조건을 부가한 경우에도 2024년 全 금융권의 최대 손실액은 금융권 자기자본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봤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시스템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가 큰 회사의 경우 개별 회사차원에서는 건전성 우려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금감원이 앞으로도 손실 가능성과 각 금융회사의 대응 상황을 밀착 모니터링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일부 투자건의 손실 사례가 시장 전반의 부실로 확대 해석되어 불필요한 불안을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을 보다 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해외 주가 하락 등 충격이 발생한 경우 증권사들의 외화 유동성 조달 능력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앞서 2020년 3월 글로벌 주가 급락으로 증권사의 ELS 관련 달러화 증거금(마진콜) 납입수요가 급증해 채권‧단기자금시장, 외환시장 등을 교란했던 사례가 있다.
당국은 全 해외 주가지수가 동시에 급락 하락하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에도, 현재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 유동성을 통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상황으로 평가했다.
또한 2021년부터 증권사별 ELS 자체 헤지 관련 외화조달 비상계획 수립이 의무화돼 외화조달 안전망이 더 강화된 측면이 있는 만큼, 해외 주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콜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범위안에 있는 것으로 봤다.
김 부위원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금융시장간 연계성이 커지고, 리스크의 전이 ․ 확산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다”며 “변화된 여건 하에서는 작은 위험 요인도 광범위한 금융 불안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악할 수 있는 모든 위험 요인에 대해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