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선제적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도 후퇴하고 있다.
4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1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3.5%로 한은은 지난해 1월 이후 7연속 금리 동결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1분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게 판단한다”며 “다음 주 예정된 금통위에서도 한은은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미온적 반응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3.2%로 3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째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서비스 물가의 CPI 상승 기여도는 5개월 연속 1.5%p대로, 2022년 중반 기록했던 2%p대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과거 수준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딘 서비스 물가 하락 속도를 고려하면 한은은 계속 물가 안정 노력에 나설 명분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11월 수정경제전망 이후 유가가 좀 더 하락했고,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부각되는 만큼 물가 전망 경로는 기존보다 소폭 낮게 볼 수는 있다”면서도 “전체 상승률이 아직 목표치 2%를 상회하고 있는 만큼 이를 조기 금리 인하 명분으로 삼긴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의 조기 금리인하 동력으로 작용하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도 다소 하락한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지난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했지만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FOMC 의사록에는 그동안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낮추는데 성공적이었지만 즉각적인 금리인하에는 신중한 입장이 강조됐다. 올해 금리인하를 예상하면서도 경제지표가 안좋게 나타나면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입장이 오히려 드러났다.
안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했음을 인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월 금통위 전후 주요 국고채 금리의 상승 되돌림 우려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그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과도해도 향후 6개월 이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