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학년도 대학입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고, 2035년까지 의사 인력 1만명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이공계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 역시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개최해 “의료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2006년도부터 19년 동안 묶여있던 의대 정원을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 5058명으로 확정했다. 교육부는 오는 4월까지 증원된 2000명을 각 의대별로 배분해 확정할 방침이다. 비수도권 의과대학 중심으로 배정하는 원칙 아래 지역인프라 현황, 지역 간 의료 격차 등을 고려해 배정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향후 5년간 의사 인력을 1만명까지 확충한다. 2035년엔 1만5000명 정도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 아래 이같은 정책 추진 방향을 정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35년 의사 인력이 1만명 가량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여기에 취약지역에 부족한 의사 수 5000명을 더한 수치다.
조 장관은 “정부는 부족하나마 1만5000명의 수요 가운데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고자 한다”면서 “2025학년도부터 2000명이 추가로 입학하게 되면, 2031년부터 배출돼 2035년까지 5년간 최대 1만명의 의사 인력이 확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5000명에 대해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의료수요의 적극적 관리, 시니어의사제 등을 활용해 보충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의대 정원은 언제든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조 장관은 “의사 인력 수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조정하겠다”며 “고령화 추이, 감염병 상황, 의료기술 발전 동향 등 의료환경 변화와 국민의 의료 이용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에 따라 의대 정원을 늘리거나 감축하는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파격적으로 늘리면서 이공계 인재의 ‘의대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계속되고 심화될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의사라고 하는 직업이 갖는 안정성과 사회적 평가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론 의대 쏠림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의사 인력에 대한 추가 수요가 해소됨에 따라 타 분야와 비교할 때 균형 잡힌 기대소득이 전망될 뿐 아니라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비수도권 의대 정원의 60%은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각 비수도권 의과대학에 입학 시 지역인재 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비수도권 의대 정원의 40% 이상(제주·강원 20%)을 지역 인재를 뽑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를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지역 출신을 뽑는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의대가 위치한 지역에서 고등학교 입학부터 졸업까지 마쳐야 지원이 가능하다. 전북대 의대의 경우 학생이 아버지 또는 어머니도 전북 지역에 거주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지역의료 공백의 대안 중 하나로 꼽히는 ‘지역의대 신설’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조 장관은 “의대 신설은 2025학년도 입학정원에 반영하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과 다른 나라에 비해 의대 수가 많기 때문에 지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해 지역에 거주하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중요하단 의견이 있다”며 “향후 검토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