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과도한 부담 없게” ESG 공시기준 초안, 이르면 내달 나온다

“기업 과도한 부담 없게” ESG 공시기준 초안, 이르면 내달 나온다

금융위 “제조업 비중 높은 한국…구조적 특수성 고려”
초안 3~4월 중 발표 계획

기사승인 2024-02-14 11:26:29
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이 경제단체, 투자자, 유관기관, 학계 및 민간 전문가와 함께 현재 마련 중인 국내 ESG 공시 기준(안)을 논의하는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국내 ESG 공시 기준안 현장간담회는 14일 오전 10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렸다.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회계기준원 등 유관기관과 대한상공회의소, 경영자총협회, 상장회사협의회 등 경제단체, 국민연금기금, KB금융지주, NH-Amundi자산운용 등 투자자가 이 자리에 참석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변화 문제가 중요한 미래 이슈로 부각되면서 ESG,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블랙록 등 대형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미 기업의 ESG 이슈를 고려해 투자의사를 결정하고 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 원활한 자본조달을 위해 ESG 관련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 결과를 공시하는 활동을 비중있게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EU, 미국과 같은 주요 선진국들은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기업의 ESG 공시 의무를 대폭 강화하는 추세라고 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정부도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ESG 규제 강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한국 경제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정책과 제도를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제3차 ESG금융 추진단 회의’를 통해 국내 ESG 공시제도의 추진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미국 등 주요국의 ESG 공시 의무화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국내 ESG 공시제도를 오는 2026년 이후 도입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는 추후 관계부처와의 논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또 기업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 공시로 추진하는 방안과 초기에는 제재수준도 최소한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아울러, 공시기준도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부터 우선 검토할 예정이다.

일단 제정 방향성과 관련, 금융당국은 먼저 글로벌 정합성을 갖춘 공시기준을 제정하여 기업의 이중 공시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기업이 국제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미국, EU 등 주요국의 ESG 공시기준과 상호운용(interoperability)이 가능한 글로벌 공시기준(예 : ISSB 기준)을 기반으로 국내 공시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두번째로는 국내 산업구조와 기업의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탄소감축이 쉽지 않은 구조적 특수성이 있는 점 등을 공시기준 제정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하여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기업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한편 국내 기업의 ESG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그간 정부는 기업의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들어왔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기업들이 ESG 규제 강화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ESG 공시기준 번역, 공시 가이드라인 제공 등 기업 지원을 위한 노력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ESG 공시기준 제정에 있어 정보 유용성, 국제 정합성, 기업의 수용가능성이 균형 있게 고려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금융당국은 간담회 등을 통해 논의된 의견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논의를 거쳐 국내 ESG 공시기준 공개초안을 오는 3~4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이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추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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