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퇴장’ 카이스트 졸업생 “과잉진압 사과하라”

‘입틀막 퇴장’ 카이스트 졸업생 “과잉진압 사과하라”

기사승인 2024-02-20 05:52:12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생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졸업식에서 강제 퇴장당한 것과 관련해 19일 오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 졸업생 신분으로 참석, 축사를 하던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가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제압 및 퇴장당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카이스트 총학생회 측도 깊은 유감을 표했다.

신 대변인은 19일 대전 서구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위 수여식 당일 저는 어떠한 위해도 가할 의도가 없었다”며 “경찰 조사의 부당함에 대응하고 강제적인 수단마저도 서슴지 않는 윤 정권을 심판하는 데 힘을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

신 대변인 측에 따르면 약 2주 뒤 경찰 조사가 예정돼 있다.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제가 한 행동이 어떤 것, 누구에 대한 업무 방해인지 궁금하다”며 “그것이 도저히 표현의 자유로 용납되지 않는 수준의 범법행위였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실은 과잉진압한 것을 사과하고 경호책임자를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대선 직후 정의당에 입당해 지난해 말부터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그는 지난 16일 열린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 중인 윤 대통령을 향해 “생색 내지 말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시라”라고 목소리 높여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경호원들에 의해 입이 틀어막히고 판 다리가 들린 채 졸업식 장 밖으로 끌러 나갔고 경찰에 인계됐다.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과도한 대응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대 총학생회는 “학위수여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장 경호원들에게 팔·다리가 들린 채로 입을 틀어막히며 밖으로 끌려 나가는 장면을 본 학생들은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학교 차원의 대응에 대해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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