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의대 증원 신청…‘삭발·사직’ 교수들까지 이탈 조짐

예상 깬 의대 증원 신청…‘삭발·사직’ 교수들까지 이탈 조짐

기사승인 2024-03-06 08:34:37
류세민 강원대 의과대학 학장(흉부외과 교수)과 유윤종 의학과장(이비인후과 교수) 의과대학 교수진들은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의대 교수진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사전 통보가 들어간 가운데 의대 교수들까지 단체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의료·학계에 따르면 강원대 교수 10여명은 전날 의대 앞에서 삭발식을 열었다. 류세민 의대 학장은 “상당수 의대 교수가 증원 신청을 거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지만, 학교 측은 이에 역행하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강원대는 교육부에 현재 49명인 의과대 정원을 140명까지 늘려달라는 신청안을 제출했다.

일부 교수들은 사직 의사를 밝히거나 사직서를 제출했다. 원광대 의과대학장 등 5명 교수는 전날 보직사임했다. 원광대는 현재 93명인 의대생 정원은 186명으로 2배 늘려 달라고 교육부에 신청했다.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한 교수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날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SNS에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병원에 남을 이유가 없어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의 한 외과교수 역시 최근 SNS에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며 사직 뜻을 내비쳤다.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는 전날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사업처리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의대 증원 신청 규모가 공개된 이후 일부 의대 교수도 반발 대열에 합류하고 있어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립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전날부터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4일 오후 8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 대한 복지부 점검 결과, 신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4년차 9970명 중 8983명(90.1%)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9일 현재 전공의 7854명에 대해 각 수련병원으로부터 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받았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들 전공의 700-여명에 대한 미복귀 증거를 확보했고, 추후 의료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행하기로 했다.

관심을 모았던 의대 증원 신청 규모는 예상을 넘어섰다. 교육부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401명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원 신청 규모는 정부의 의대 증원 목표치인 2000명은 물론, 지난해 수요조사 결과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해 진행한 수요조사에서 전국 의대 40곳이 희망한 증원 규모는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이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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