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특례대출 효과’, 전국 30대 아파트 매입 증가

‘신생아 특례대출 효과’, 전국 30대 아파트 매입 증가

기사승인 2024-05-02 10:19:53
쿠키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합계출산율 0.72명을 기록한 가운데 ‘결혼 페널티’ 완화 정책인 신생아 특례대출 확대로 30대의 아파트 매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30대 매입 비중은 26.1%로 지난해 4분기 25.0%보다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연령대별 매입 비중은 2022년까지 40대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는 등 저리의 정책대출 지원을 늘리면서 지난해 1∼3분기 30대의 매입 비중이 40대를 추월했다.

지난해 4분기엔 40대의 매입 비중이 25.4%로 30대의 매입 비중(25.0%)을 근소한 차이로 다시 앞섰다. 지난해 9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6억∼9억원) 대출 중단과 집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30대 매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 1월 말부터 신생아 특례대출 지원이 확대되며 30대 매입 비중이 다시 높아졌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출산 2년 내 신생아 자녀를 둔 가정에 특례보금자리론(4%)보다 낮은 연 1∼3%대의 낮은 금리로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30대 매입 비중이 높은 서울 아파트 시장의 경우 지난해 4분기 31.3%로 떨어졌으나 1분기 32.4%로 높아졌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4분기 29.9%에서 1분기는 36.2%로, 성북구는 30.6%에서 38.3%로, 강북구는 25.9%에서 31.1%로 각각 증가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이 9억원 이하로 제한돼 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강북지역에서 30대의 증가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4분기 30대 매입 비중 30.3%를 차지했던 노원구는 1분기 31.9%를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33.1%)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밖에 금천구(39.3%), 강서구(38.6%), 관악구(37.2%), 마포구(36.1%), 송파구(31.5%), 양천구(31.3%) 등에서 작년 4분기보다 30대의 매입 비중이 증가했다.

지난달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1만9362명으로 전년 대비 658명(3.3%) 줄어드는 등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저출산 적신호가 켜졌다. 출생아 수가 2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초이다.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인구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집값’이 지목됐다. 국토연구원의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 방향’ 보고서를 보면 ‘주택가격(매매·전세)’의 출산율 기여도는 30.4%,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둘째 자녀의 경우에도 ‘주택가격 요인’이 28.7%로 가장 높았다.정부는 결혼에 따른 청약 불이익을 해소하고 출산 가구에 내 집 마련 기회 확대에 나섰다. 

다만 신혼부부 위주 정책 지원으로 인해 미혼 청년들이 소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혼 청년들 또한 결혼, 혼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재은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출산 인식이 많이 다르다”라며 “현재 정책은 청년 전체를 대상으로 접근하고 있다. 앞으로는 결혼·출산을 한 청년과 결혼·출산 의향이 있는 청년, 의향이 없는 청년으로 구분해 생애주기별 정책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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