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윤’(진짜 윤석열계) 후보로 유력설이 점쳐진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3파전에 돌입했다. 출사표를 던진 이종배·추경호·송석준 의원들은 민심을 전할 수 있는 원내대표를 예고해 당정 관계 재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8일 이 의원의 불출마가 3파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세 후보 모두 범친윤계에 국민·민심을 키워드로 꺼낸 만큼 이전과 같은 수직적인 당정관계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관계자는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두고 이 의원이 가장 유력했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다만 총선 결과로 대통령실이 여론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각종 공세를 두고 이탈표 우려로 원내의 반발을 의식한 부분도 있다고 본다”며 “현재 원내대표 후보군을 보면 대통령실과 소통하면서 할 말은 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과 같은 수직적인 당정관계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세 명의 원내대표 후보자들은 민심과 국민에 대한 우려를 꺼내 들었다. 당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심을 들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22대 총선의 패배 요인으로 민심이 지목된 만큼 당의 목소리도 대통령실에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에서 3선을 한 송 의원은 지난 5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민심이 수도권에서 광풍처럼 몰아쳤다.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헤아리는 역할을 당 지도부에서 해줘야 한다”며 “이를 해낼 적임자는 직접 체험하고 경험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에서 3선의 고지에 오른 추 의원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힘이 민생·정책 정당의 명성을 찾길 바란다”며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로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출마 입장문에서 “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무너진 보수정당의 기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며 “22대 국회가 국민의 삶을 지킬 수 있도록 거대야당과 지혜롭게 협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문가는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3명의 인물은 대통령실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많이 벗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범친윤계에 해당하는 만큼 당의 뜻을 전하거나 대통령실의 의중대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원내대표를 나갔다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세 명의 후보는 누가 한다고 해도 민심에 관련된 말은 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의 의중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내대표가 이런 성향이 있으면 쇄신과 혁신의 방향성이 강해질 것”이라며 “전당대회 규칙도 민심 반영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