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했지만 인선부터 비판이 뒤따른다. 비대위원들이 전국구로 포진됐지만 혁신형으로 내세울만한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황우여 비대위는 유상범(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과 엄태영(충북 제천·단양) 의원,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 서울 강동갑에서 낙선한 전주혜 의원이 합류했다. 당연직 비대위원으론 정책위의장으로 뽑힌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 사무총장으로 합류하는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이 내정됐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상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지역과 청장년을 아우르고 원내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러 고려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수도권을 포함한 원외 인사가 적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당대회 전까지 비대위에서 혁신안을 내야 하는데 다수의 현역 인사를 뽑으면서 사실상 관리형 비대위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비대위에 혁신형 인선이 필요했다. 총선 패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참패 원인을 규명할 사람들이 들어가야 했다”며 첫목회 소속 박상수·이승환 전 후보를 꼽았다.
그러면서 “예정대로 (당대표 선출을) 7월 초에 한다면 여야 간 극한 대치 상황에서 혁신 동력이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3040 혁신 모임 ‘첫목회’ 소속 인원들은 이번 비대위에서 뽑히지 못했다. 대신 원외 몫으론 21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한 전주혜 의원이 뽑혔다. 전주혜 의원은 임시로 구성된 원외 낙선자 모임 소속이다.
첫목회 관계자는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비대위 인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조기 전당대회를 하려는 거 같고 룰에 대해서 전향적이지 않은 인사 같다”며 “(당을) 바꾸려는 의지와 조금 멀어진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도권 출신 비대위원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이 정도 비대위원회 구성으로 중도층과 수도권, 청년층 눈높이에 부합하고 당원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겠냐”며 “국민 눈높이에서 민심을 담아내도록 수도권 낙선자들의 추가 인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대위가 추가 인선을 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수 대변인은 전날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나 “오늘 발표된 게 최종”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는 이번 비대위에 당 쇄신안 등 다른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울 거 같다고 내다봤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비대위원 임명된 사람들을 보면 지역안배는 맞다”며 “그러나 다른 의미를 부여할 것은 없다. 혁신형으로 간다면 의외의 인물이 튀어나와 비전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