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 첫 노조 탄생에…업계 미칠 파장은

편의점 CU 첫 노조 탄생에…업계 미칠 파장은

BGF리테일지부, 사측에 노조 설립 통지…조합원 의견 수렴
‘성과급 규모 감소’ 노조 추진 배경…과도한 업무량 불만도
“향후 본사·점주 같이 연대할 수 있는 부분 있을 것”

기사승인
CU 매장 전경. BGF리테일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이 업계 첫 노동조합을 설립하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GF리테일 노조 출범으로 편의점 업체를 비롯한 유통 기업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노조 BGF리테일지부는 17일 쿠키뉴스에 “최근 사측에 노조 설립 통지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 노조 측은 공문을 통해 노조 설립 사실을 통지했고, 조만간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문 조사 등을 거쳐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통상적인 교섭 시기는 7월 쯤으로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BGF리테일지부는 지난 12일 설립총회를 열고 김복진 지부장 등 지부 임원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 중이다. 

이번 노조 설립 배경으로는 ‘성과급 규모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BGF리테일은 매출 8조 2000억원, 영업이익 2532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6%, 0.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958억원으로 1.2% 늘었다.

그럼에도 성과급 규모를 30% 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반면 오너 일가의 배당은 오히려 늘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조 회장은 BGF리테일에서 52억1469만원, BGF에서 37억2108만원 등 89억3577만원을 배당으로 수령했다. 홍정국 부회장과 홍정혁 사장은 BGF에서 각각 23억8537만원, 12억610만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이밖에도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의 성과 배분, 과도한 업무량, 조직 문화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불만이 제기돼왔다.

지난 1월 19일 개설된 BGF리테일 직원 전용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현재까지 직원 1306명이 가입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GF리테일의 전체 직원 수가 3000여명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50%에 달하는 비율이다.

이번 노조 설립과 관련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특별히 코멘트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업계 전반으로 노조 설립 움직임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 설립 문제는 각사마다 정해진 기준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노조 활동이 본격화되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장은 “노조가 설립되면 노조 스스로 본사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고, 향후 점주 단체랑 같이 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처우 문제 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편, 가맹점주와 본사와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BGF리테일지부는 지난 4월부터 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함께 노조 설립을 위한 조합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전국에 산재한 대다수 조합원이 설립총회 현장에 직접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모바일(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지부운영규정을 제정했다.

BGF리테일지부는 설립결의문에서 “회사의 기본방침이라는 미명 아래 ‘시키면 시키는 대로’가 미덕인 것처럼 포장하는 회사에서 살아왔다”며 “우리는 회사가 쓰고 버리는 부속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는 헌법이 보장하는 너무도 당연한 권리다. 이제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자”며 “직원들과 합리적이고 능동적으로 소통하며 직원들의 요구와 이해를 대변하고, 존중받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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