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8월부터 이탈리아 로마 노선을 비롯한 유럽행 운항편을 축소한다. 오는 8월부터 주 7회 운항하던 로마 노선을 줄이고, 9~10월에는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 노선에 대한 감편에 들어간다.
문제는 항공편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운항 취소가 발생해 고객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8월부터 감편하는 로마행 비행기 기준 한 주에 1000여명 가량 예약 변경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고객 여정에 불편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히면서도 유럽 쪽에서 제시한 시정 조치안 시행으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이 기존 예약자들에게 대체 여정을 제공하고 추가비용을 보상하는 등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9월부턴 운항하지 않으려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선에 9월 부정기편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국토부에 전했다.
대한항공의 주요 유럽 노선을 이관받는 티웨이항공은 연이은 기체 결함으로 안전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낮 12시 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오사카로 향할 예정이었던 티웨이항공 TW283편이 기체 결함으로 11시간 늦은 오후 11시 4분 출발했다. 이로 인해 승객 310명이 기내에 장시간 머물렀다. 같은 날 오전 0시 5분 티웨이항공 태국 방콕발 청주행 TW184편도 기체 결함으로 약 18시간 지연됐다.
항공 전문가는 “기업 결합 과정에서 승객들을 위한 선택지가 넓어지는 게 아니라 불편 사항이 많아지고 있다”며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준수하는 것만큼 승객 편의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부는 안전 운항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점검을 예고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으로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는 티웨이항공과 미주노선 확대 중인 에어프레미아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계획 중”이라며 “국제선 운항이 늘면서 소비자 민원이 많아지고 있다. 각 항공사의 안전 운항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