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면담 불발’ 사실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27일 한동훈 전 위원장은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이 만남을 거절한 데 대해 “본인이 만나기 싫다고 하시니 뵙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오늘 TK(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지사와는 만남을 확정했지만, 홍 시장과의 면담은 홍 시장의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불발됐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이 만남을 거절했다’는 질문에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의 만남을 거절한 홍 시장은 당권 주자 중 나경원·윤상현 의원과 만났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도 전날 면담을 마쳤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당 대표의 첫 조건은 정권과의 동행이고 재집권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인데 공천을 준 사람들이나 윽박질러 줄 세우는 행태는 정치를 잘못 배워도 한참 잘못 배웠다”며 “총선 패배 책임지고 원내대표 나오지 말라고 소리 높여 외친 게 엊그제 같은데 그런 사람들이 총선패배 주범에게 줄 서는 행태들은 참 가관”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홍 시장은 전날 원희룡 전 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도 한 전 위원장의 면담 제안에 대해 "본인이 직접 (연락)온 게 아니고 여러 사람을 시켜서 전화가 왔다"며 "27일에도 온다고 하는데 그날도 오지말라고 했다. 만날 이유가 없다. 정당사에 총선 참패하고 물러난 사람이 다시 전당대회에 나온 전례가 한 번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당을 얼마나 우습게보고 당원들이나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짓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
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또 "국정농단 수사 실무 책임자로 우리 진영의 사람들을 불러간 게 1,000명이 넘는다"며 "구속된 사람이 수백 명이고 자살한 사람은 5명이다. 왜 이재명 수사할 때 자살한 사람만 부각되고 한동훈이 수사할 때 자살한 사람은 부각이 안 되나"라고 직격했다.
원희룡 전 장관도 협공에 나섰다. 원 전 장관은 전날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한동훈 전 위원장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잡아넣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당시) 이재명 체포 동의안을 재청구까지 하면서 국회에 와서 역설하지 않았냐"며 "법무부의 일반적인 검찰 지휘와 지금 검찰총장이 한 후보의 인사 추천으로 임명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책임은 같이 져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