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고양지역 국회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통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고양 K-컬처밸리 사업의 신속 추진과 자본확충 등 3개항에 합의했다. 지역에서 돌고 있는 아파트 건설 등 괴담을 차단하고 주민들의 반발과 동요의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17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지사는 어제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김영환, 김성회 의원과의 회동에서 3개 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3개 항은 △K-컬처밸리는 원형 그대로 한다 △ 신속히 추진한다 △책임 있는 자본을 확충한다 등이다.
강 대변인은 “첫 번째 메시지는 지금 K-컬처밸리 자리에 아파트를 지을 것이라는 괴담 등 일각의 오해에 대한 김동연 지사의 분명한 답변”이라며 “K-컬처밸리 사업은 원형 그대로 추진한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신속히 추진한다는 항은 단순구호가 아닌 진행형”이라며 “경기도는 ‘공영개발’이라는 사업추진 방식을 발표한 뒤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조기 착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CJ가 8년간 3%라는 낮은 공정률을 보였기 때문에 경기도와 GH(경기도시공사)가 협력해서 건설을 책임진다”고 부연했다. 그 뒤 운영은 하이브 등 유수의 국내외 엔터테인먼트사가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서는 “먼저 K-컬처밸리 특별회계 신설을 검토하겠다”며 “고양시민께서 걱정하지 않도록 현물출자를 통해 사업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이에 더해 “또 한 가지 카드가 있다. 김 지사는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얼마 전 미국 서부를 다녀왔고, 재임 2년간 70조 투자유치를 했다. 이제 문화콘텐츠 사업을 위해 해외 IR를 해서라도 투자유치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경제자유구역에 포함해서 개발을 진행하는 만큼 해외기업의 투자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 모든 과정을 고양시민과 적극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김 지사 임기 내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0만2241㎡ 규모 부지에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와 관광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6년 CJ라이브시티와 협약을 맺고 사업이 진행돼왔다. 당초 사업기간은 2016~2024년으로, 총 사업비는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지난 10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J라이브시티에서 추진했던 K-컬처밸리 사업은 사업기간 도과로 인한 협약이 실효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협의는 어렵다고 판단됐다”며 “CJ라이브시티의 사업추진 의지 부족으로 더 이상 도민의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도록 협약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부지사는 “경기도는 사업에 책임 있는 추진과 최소한의 공공성 담보를 위해 이 사업을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CJ라이브시티는 지난 9일 경기도에 'K-컬처밸리 복합개발 사업 해제 통보 관련 의견 회신의 건' 공문을 보내 협약 해제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수원=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