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밸리 사태가 불러온 경기도의회 파행

K-컬처밸리 사태가 불러온 경기도의회 파행

여야 잇단 기자회견, 행정사무조사 두고 책임공방
불똥 튄 추경...道 금고 가압류 사태 우려도

기사승인 2024-09-05 16:12:02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K-컬처밸리 사업 행정사무조사 협상 결렬 책임을 두고 김동연 지사를 비판했다. 



고양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계약 해지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둘러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간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전날 양당 간 충돌로 임시회 본회의 대집행부 질의가 중단되는 등 파행에 따른 결과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5일 오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당이 오랜 시간 협상 타결을 위해 공들였음에도 도청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결국 협상은 어그러졌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동연 지사는 지난 2일부터 열린 제377회 임시회 본회의 도정 질문에서 3일 내내 쏟아진 K-컬처밸리 관련 질의에 변명으로만 일관했다”며 “양당이 합의할 사항이라고 답변을 회피하더니 막상 합의에 다다르니 내빼는 치졸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상원 의원이 도정 질문을 통해 지난 3월 감사원 사전컨설팅 과정에서 경기도가 공영개발방식 추진을 언급했다는 제보가 있어 사실관계를 요청했지만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린 데 이어, 다음날인 4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K-컬처밸리 공영개발설은 ‘가짜뉴스’라며 단순 치부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에 더해 “경기도가 사실관계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감사원과의 통화 녹취록 공개까지도 검토해 진실을 밝히겠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추경마저 통과되지 못한다면 도민에게 큰 불편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급박한 상황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대권에 미칠 영향만 저울질하는 김동연 지사는 도지사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이 5일 기자회견을 열어 "K-컬처밸리 행정사무조사 결렬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며 직전 열린 국민의힘 기자회견 내용을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 행정사무조사 협상 결렬 책임은 국민의힘 때문...


도의회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장소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행정사무조사 협상 결렬의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며 “도정을 볼모로 당리당략만 일삼고 도민은 안중에 없는 국민의힘 행태에 성난 도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본회의 파행을 무기로 협박하듯 수용하기 힘든 요구를 했지만 (민주당은) 도민을 생각하며 인내심을 갖고 협상을 지속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협상을 일방적으로 결렬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회기에 상정된 추경안에는 공공의료원 운영정상화 기금, 경기도 광역 공공버스 운송비용,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비 등 민생예산이 수두룩하다”며 “특히 K-컬처밸리 토지 매각대금 1524억원을 제때 반환하지 못하게 되면 ‘도 금고 가압류’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생경제 살리는 데 안중 없이 행정사무조사와 본회의 파행을 무기로 계속해서 생떼를 쓰지 말고 시급히 협상장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한편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30만2241㎡ 규모 부지에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테마파크와 관광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6년 CJ라이브시티와 협약을 맺고 사업이 진행돼왔다. 당초 사업기간은 2016~2024년으로, 총 사업비는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지난 7월 10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J라이브시티에서 추진했던 K-컬처밸리 사업은 사업기간 도과로 인한 협약이 실효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협의는 어렵다고 판단됐다”며 “CJ라이브시티의 사업추진 의지 부족으로 협약 해제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향후 이 사업을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도의회 국민의힘은 해당 사안의 진상 파악이 필요하다며 ‘경기도 K-컬처밸리 사업협약 부당 해제 의혹 행정사무조사 요구의 건’을 지난 2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양당은 지난 4일 행정사무조사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고, 국민의힘은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속개될 예정이었던 본회의에 불참하는 등 모든 의회 활동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며 의회는 파행했다. 

   
수원=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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