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겨울을 앞두고 어린이용 의약품 품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약품 수급 차질에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2023~2024년도 어린이용 의약품 수급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부 필수의약품의 공급 불안정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수급 현황을 살펴보면 안국약품의 기침가래약인 ‘시네츄라시럽’의 공급 대비 소비량(청구량)은 2023년 1분기 106%, 2024년 1분기 107%로 2년 연속 공급량이 실제 소비량보다 부족했다.
삼아제약의 비염·천식 치료제인 ‘씨투스현탁정100㎎’의 공급 대비 소비량은 작년 1분기 108%에서 올해 1분기 158%로 급등해 소비량이 공급량의 1.5배를 웃돌았다. 소아 피부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삼아리도멕스로션’도 2023년 1분기 100%, 2024년 1분기 101%로 2년 연속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
어린이 기관지, 천식 치료제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벤토린네뷸2.5㎎’의 공급 대비 소비량 역시 2023년 1분기 113%, 2024년 1분기 101%로 2년 연속 실제 소비량이 공급량을 넘어섰다. 해당 제품은 국가필수의약품과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지만, 올해 8월부터 내년 4월까지 해외 제조소 문제로 공급 중단이 보고된 상태다.
어린이의 호흡기 감염, 중이염 등을 조기에 치료하는 데 필수적인 보령의 ‘보령메이액트정100㎎’과 일동제약의 소아용 항생제 ‘후로목스세립100㎎’ 또한 수급 불안정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보령메이액트정의 경우 공급 대비 청구량이 2024년 1분기 98%로 상승했다.
지난 2020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영유아 알러지 질환 치료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인 삼아제약의 ‘두드리진시럽’과 한국유씨비제약의 ‘유시락스시럽’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두드리진시럽은 2024년 1분기 공급 대비 청구량이 110%, 유시락스시럽은 103%를 기록했다.
어린이용 의약품 수급 불균형 문제는 저출생 현상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맞물리며 심화되고 있다. 인구 감소로 제약사들이 채산성이 낮은 어린이용 의약품의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하면서 공급 불안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의약품 수급불안정 민관협의체’는 대한약사회 등 민간의 요청에 따라 부정기적으로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 여기서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선민 의원은 “어린이용 의약품은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정부의 특별한 개입과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협의회를 주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