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에서 림프종 환자가 키메라 항원 수용체-T(CAR-T·카티) 세포 치료를 성공적으로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은 65세 여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A씨를 대상으로 지난 8월 카티 항암치료를 시행한 결과 최근 PET-CT 검사에서 림프종이 완전관해된 것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완전관해란 암 병변이 모두 사라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상태가 4주 이상 지속된 경우를 의미한다.
A씨는 앞서 2020년 암세포가 전신에 퍼져있는 4기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이에 이재훈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표준요법에 따라 A씨를 치료했으나, 약 3년 만에 림프종이 재발해 지난해 9월 항암치료를 시행했다. 올해 1월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7월 다시 림프종이 재발했고, 의료진은 그를 카티 치료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후 A씨는 조혈세포이식병동 무균실에 입원해 8월29일 카티 치료제 주사를 맞고 약 한 달 후 PET-CT 검사 결과 림프종이 완전관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티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다.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에 암세포만 추적하는 수용체 DNA를 주입해 증식시킨 후 다시 환자의 몸속에 넣어 치료하는 방식이다. 부작용이 적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사멸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해 조혈세포이식병동을 개소하고 올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받은 카티세포치료센터를 완공했다.
이재훈 교수는 “카티와 같은 면역치료는 지난 30년간 많은 발전을 이뤄 2017년 미국에서 최초 승인 후 2022년 국내에서 급여 적용되는 등 치료법을 찾지 못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이번 치료를 시작으로 앞으로 카티 치료가 필요한 더 많은 환자가 희망을 갖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모든 의료진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