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등장과 함께 알츠하이머 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다만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의료 인공지능(AI) 진단기기를 적극 활용해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이어진다.
스티븐 샐로웨이(Stephen Salloway) 미국 브라운 의대 신경과 교수는 16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열린 ‘뉴로핏 심포지엄’에서 “최근 알츠하이머병 관련 신약 연구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영상의학, 바이오마커 같은 진단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며 만성질환처럼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샐로웨이 교수는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처방 관련 임상 기준을 제시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분야 석학으로 도나네맙, 아두카누맙 비교 연구 등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샐로웨이 교수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선 두 가지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제품명 레켐비)과 ‘도나네맙’(제품명 키순라)이 허가를 받았다. 레카네맙은 경증 알츠하이머병, 도나네맙은 중증 알츠하이머병을 적응증으로 뒀다. 두 약물 모두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축적을 막아 신경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문제는 소수의 환자에서 뇌부종, 뇌출혈,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샐로웨이 교수는 “레카네맙 임상 결과,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 중 9명은 투약 초기에 영상검사상 워닝 사인(warning sign)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중증 부작용 사례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약 임상연구 과정은 치료 경험이 풍부한 임상의와 안전 프로토콜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의료현장은 다르다”며 “의료진 차원에서 경각심을 갖고 환자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샐로웨이 교수는 AI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신약을 쓰기에 앞서 적절한 환자를 선택하고 신중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진단 소프트웨어 제품들이 더 활발히 사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뉴로핏 심포지엄에는 전국 신경과,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활용과 관련된 의료인 약 60명이 참석했다. 뉴로핏은 지난 7월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처방 치료 효과 및 부작용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AD(Neurophet AQUA AD)’를 론칭했다. 해당 제품은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의료기기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