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 직후 ‘김건희 공세’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김건희 여사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장외 집회에 나설 방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행보를 두고 대통령 탄핵 여론전의 서막이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민주당은 탄핵 주장은 ‘일부 의견’이라며 거리를 뒀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정감사 기간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집중 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남은 국감 동안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부각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여사 고나련 의혹만 서른 건이 넘었다”며 “남은 국감도 김건희 국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김 여사를 겨냥한 장외 투쟁도 이어가기로 했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에서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이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고 있고, 여당도 국정감사를 방해 중이다. (특검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차원에서 다음 달 2일 집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다음 달 2일 진행되는 집회가 ‘정기 집회’가 될 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해 봐야 한다”고 했지만, 겨울까지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의원 전원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며 “롱패딩을 준비할 것이다.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김건희 정권에 대한 성난 민심을 확인시켜 드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 김 여사와 김 여사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찰을 규탄하는 성격의 집회이지만 현 정권의 실정과 김 여사 의혹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장외 투쟁 예고를 두고 탄핵 ‘빌드업’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장외집회에서 윤석열 탄핵을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여사 무혐의 처분을 장외 투쟁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여론몰이를 통해 검찰과 사법부를 압박하려는 속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민주당 최고위원들은 연일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고 있다. 송순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국민은 이미 심리적으로 윤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지금 윤 대통령의 유일한 선택지는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하야”라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명태균발 여론조사 의혹을 거론하며 “사실이라면 국기문란, 헌정질서 파괴 행위로 대선 무효 사유이자 탄핵 사유”라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주장에 대해 “대통령 탄핵은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다. 일부 의원의 주장은 개인적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민주당이 탄핵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오는 11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당은 민주당의 장외 투쟁을 두고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 목적”이라며 비판 수위를 올리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이 대표가 법원 판결을 물타기 하려고 장외집회를 하는 것”이라며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정당이 길거리에서 국민과 지지자를 동원하는 경우는 북한의 노동당, 러시아 푸틴의 정당, 과거 히틀러의 정당”이라고 꼬집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행정부와 사법부 겁박을 일삼은 민주당이 이제 거리에 나가 대한민국을 대혼란으로 몰아넣겠다고 한다”며 “온갖 명분을 가져다 붙였지만 결국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하려는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 국회 장악한 거대 권력이 거리로 나가 장외투쟁 하겠다는 꼴은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폭거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 달 예정된 이 대표에 대한 법원 선고에 맞춰 야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 여당 중진 의원들과 “우리 당이 조금 더 전략적이고 공세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또 민주당이 11월 장외 집회를 예고한 것을 두고 "여러 의원이 이에 대한 말씀을 했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전략적, 적극적으로 지금부터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