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자국군을 파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영국 매체가 북한군의 실상을 조명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북한군은 병력 130만명, 예비군 760만명을 보유해 (인원수 기준) 세계 4위 규모”라며 “모든 남성은 최장 10년, 여성은 5년 동안 복무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차량 등 장비를 운용할 연료와 예비용 부품, 보급품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북한군 병사들의 영양 상태도 매우 열악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영양실조 때문에 남한 병사들보다 평균 키가 많이 작고, 2017년 탈북한 한 병사의 뱃속에는 기생충이 발견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은 러시아 T-72와 비슷하게 생긴 비교적 신형전차인 '폭풍호'와 노후한 소련제 전투기 편대, 군함과 잠수함 함대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더타임스는 “이러한 재래식 장비 대부분은 예비 부품이 없는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북한군의 위협은 '비대칭 전술'에 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북한은 정면 대결을 하는 대신 신중하게 적의 약점을 파악한 뒤 고도로 훈련된 소수의 비밀부대를 동원해 공격하는 이른바 비대칭 전술의 대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에 가장 유용한 존재는 북한의 특공대원일 것”이라며 “이들은 미군과 한국군이 있는 전선 뒤편 후방으로 낙하하거나 잠수함으로 침투해 항구와 공항,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고 시민들의 공포를 확산시킬 수 있다”라고도 했다. 특히 20만명 규모의 특수부대는 후방 침투와 주요 시설 타격이 가능하고 3000명의 정찰총국 요원들은 사이버 공격과 GPS 교란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재래식 전력은 낙후됐으나 특수부대와 사이버전 능력은 경계해야 할 수준”이라며 “러시아 파병 시 이들 전문 병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러시아에 파견돼 훈련 중인 북한군의 실전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북한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집결했다고 지난 25일 보도했다. 러시아 남서부 지역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진입해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접경지역이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이 과거에도 세계 곳곳의 우방국들에 병력을 보내거나 군사협력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주목했다. 북한은 베트남 전쟁 당시였던 1966∼1972년 미그 전투기 조종사 수백명을 포함, 1000명 가량을 북베트남에 파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