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열풍으로 ‘픽업트럭’의 전성기가 돌아왔다. 국내에서는 자동차에서 숙박한다는 의미의 ‘차박’이 신조어로 떠오르면서 야외 활동에 적합하면서도 넓은 공간을 자랑하는 트럭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
과거의 트럭은 화물차의 목적에 충실했다면, 현재의 픽업트럭은 SUV에 화물차의 기능을 접목한 것으로 일반 트럭보다 짐을 싣고 내리기가 편하다. 가볍고 앞뒤 밸런스가 맞아서 고성능 모델도 나오기도 한다.29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4 제다 국제 모터쇼’는 말 그대로 고성능 ‘픽업트럭의 향연’이었다. ‘오프로드’의 성지인 중동 사우디와 잘 어울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제다 모터쇼에서 공개된 픽업트럭의 공통점은 활용성 높은 적재 공간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같은 넓고 편안한 실내 공간,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주행 성능이다.
기아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 첫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기아는 ‘더 기아 타스만’을 공개하기 위해 4년간 미국·스웨덴·호주·중동에서 1만8000번 이상의 시험을 진행했다. 완성도 높은 주행 상품성을 개발하기 위해 △오프로드 특화 성능 △내구성 △R&H(Ride & Handling) △트레일링 안정성 △도하 등 1777종의 시험을 진행했다.
중국 장성 자동차 산하의 HAVAL(하발)에서 생산하는 대형 SUV이자 하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 HAVAL9은 플래그십 대형 크로스오버 SUV답게 시선을 압도했다. 일명 괴물 SUV로 불리는 하발9은 신형 최근 신형 이미지를 공개했을 때부터 관심을 끌었다.
하발9 관계자는 “픽업 트럭은 세계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제다 모터쇼에서 오프로드 차량들이 다수 전시된 이유는 중동과 픽업트럭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또한 오프로드 차량들의 수요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부스 주변에는 가상 사막에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체험 존이 마련됐다. 사우디 e스포츠 월드컵의 창립 파트너사인 자밀 모터스포츠도 차량을 전시했다. 이 부스 역시 고속 고카트 트랙, 오프로드에 적합한 차량들이 가득했다.
클래식 사륜차로 알려진 토요타 랜드 크루저 프라도는 지난 베이징 모터쇼에 이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오프로더로 유명한 랜드 크루저 프라도는 사우디 제다 모터쇼에 꼭 맞는 옷처럼 느껴졌다. 특히 독특한 보닛과 큼지막한 사이드미러는 픽업 트럭 특유의 촌스러움에서 벗어난 듯했다.
이 밖에도 BAIC의 ‘BJ40 PRO’, 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판매하고 있는 르노의 더블캡 픽업 트럭 ‘르노 뉴더스터’ 등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가 오프로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차를 내놓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2024 제다 모터쇼 참가 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가 픽업트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성장 잠재성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캠핑·차박 등 야외 활동이 늘면서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포함한 대형 RV(레저용 차량) 시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가족 여가생활을 위한 세컨드카로 픽업트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픽업트럭의 연간 자동차세 역시 저렴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계가 전기 픽업트럭 출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픽업트럭 인기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