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철회한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자사주 공개 매수 직후, 이에 반대되는 성격의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하자 시장의 반발과 함께 금융감독원은 ‘부정거래 소지가 있다’며 조사에 나섰고, 지난 6일 고려아연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후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거쳐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최 회장은 “당초 다른 공개매수 사례와 경영권 분쟁 선례 등에 비춰 공개매수 종료 이후에는 회사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전망과는 다르게 주가가 상승기조를 계속 유지하는 등 시장 예측을 크게 벗어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회사와 이사회는 깊은 토론 끝에 관련 법규와 정관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기존 주주와 일반 투자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시행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목적은 시장에 유통물량을 증대시킴으로써 주주기반을 확대하고, 경영권 분쟁으로 대립되고 집중된 소유구조를 분산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보다 많은 주주와 국민들이 회사의 주주가 되는 국민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주주님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거듭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진정한 ‘캐스팅보트’는 고려아연을 믿고 사랑하시는 수많은 주주님들”이라고 강조하며 이사회·지배구조에 있어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먼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저부터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도록 하겠다”면서 “현재 고려아연은 ESG경영 차원에서 대표이사와 의장직이 분리돼 있지만, 여기에 더해 회장이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인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기업화 추진과 더불어 글로벌 비철금속 1위에 걸맞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기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주주 소통 강화를 위해 IR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면서 “또,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정관에 명문으로 반영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상충되는 사안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을 이사회 구성 및 주요 경영 판단에 반영할 수 있는 MOM 즉 Majority of Minority Voting과 같은 소수주주 다수결 제도를 통해 지배주주 이외에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반영해 일정한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이 외에도 더 많은 소액주주들이 쉽게 회사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들 또한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주주에게 정기적인 수익을 제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도모하실 수 있도록 분기배당을 추진하고,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과 함께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도록 하겠다”면서 “이러한 제반 조치들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절차와 시장 및 주주 등의 여론 수렴을 거쳐서 주주총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회장은 “오는 임시주총과 정기주총에서 최종적으로 고려아연의 운명을 결정해주실 분은 다수의 기관투자자와 개인 투자자님들”이라며 “누가 이 회사를 경영해야 계속해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지, 책임감 있는 친환경·안전 경영을 할 수 있는지, 우리 주주님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저희를 믿고 지지해준 분들 또한 주주님들이었다”면서 “이번에도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믿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합리적 선택을 해 오신 주주님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