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이목이 지지부진한 국장(국내 증시)을 떠나 미장(미국 증시)으로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애플, MS 등 수혜주로 자금이 몰리는 트럼프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4일) 코스피는 0.07%p 오른 2418.8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한동안 2500선을 유지해오다가 지난 12일부터 3거래일 연속 2400선에 머물렀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과 개인자금 이탈이 컸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650억원, 800억원 순매도했다. 기관만 280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사정은 같다. 같은 날 코스닥은 1.17% 하락한 681.56p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3일부터 2거래일 연속 680선을 유지했다. 기관은 1380억원 순매수를, 외국인과 개인은 30억원, 1250억원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가 한동안 박스권에 머무르자 투자자들도 돌아선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 중 미국 주식 비중은 2022년 말 79.9%에서 지난해 말 88.5%로 올랐고 올해 5월 기준 89.3%로 집계됐다.
펀드시장도 마찬가지다.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전체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163조4516억원) 중 국내 자산을 기초로 한 ETF 비중은 64.3%로 역대 최저다. 이에 반해 국내에 상장된 ETF 중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한 상품 순자산은 이달 처음으로 56조원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의 △다우존스 4만3958.19(0.11%) △다우운송 1만7538.54(0.89%) △S&P500(0.02%) 등이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구성종목 중 애플(0.40%) 마이크로소프트(0.51%) 등 기술주를 비롯한 △아마존닷컴(2.48%) △월마트(0.60%) △제이피모간체이스(0.67%) 등이 올랐다.
다우운송 구성종목으로는 △유니온퍼시픽(0.63%) △유나이티드파셀서비스(2.72%) △페덱스(4.62%) △CSX(0.97%) △델타에어라인스(0.64%) △유나이티드에어라인스홀딩스(0.73%)가 상승 마감했다. 운송은 트럼프 공약의 여러 수혜 업종 중 하나다.
S&P500 구성 종목 중에서는 테슬라(0.53%)가 상승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의 백악관 입성효과로 보인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미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일론 머스크를 효율성 위원회 수장으로 지명했다.
교보증권 임동민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자금을 흡수하는 모멘텀이 강하다”며 “트럼프 정권이 친 크립토 정책을 발표했고 일론 머스크가 효율성 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등 이런 부분으로 인해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극심하게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도 래버리지 축소가 아니라 미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연구원은 또 “미국 기술기업 실적이 좋고 성장성도 좋아서 기술주 우상향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