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극 강화로 위기 돌파 꾀하는 이재명…남은 사법리스크에 역풍 우려도

일극 강화로 위기 돌파 꾀하는 이재명…남은 사법리스크에 역풍 우려도

민주, 이재명 선거법 1심 징역형에 ‘단일대오’ 대응
李 리더십 부각해 당내 혼란 잠재우기·내부 전열 정비
항소심서 ‘뒤집기’ 위해 당력 집중…“낙관론 위험” 목소리도
‘정치 탄압’ 사법부 공세도 강화
“잘못된 전략…남은 재판 악영향”

기사승인 2024-11-18 21:40:4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구심점 삼아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당내 균열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일극 체제 강화 전략이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민주당은 이 대표 선거법 1심 선고 이후 ‘이재명 체제’를 강조하며 결집하고 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교체는 대세이고 이 대표는 그 중심이다. 주술을 2000번 해도, 아무리 잘못되게 판결해도 안 바뀌는 부동의 사실”이라며 “오판의 충격보다 더 큰 정권교체 민의는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을 죽이려 해도 더 강해진다. 죽은 사법정의를 반드시 되살리고 이 대표와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더 강한 민주당, 더 하나 된 민주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주철현 최고위원도 “민주당과 이 대표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흔들리지 않는 굳은 단일대오로 민주주의와 국민을 지키는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리더십을 부각하며 똘똘 뭉치는 것은 이 대표의 선거법 1심 선고로 혼란스러운 당내 상황을 최대한 막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대표는 선고 당일인 지난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혼란스럽지 않다”고 일축했다. 전날 장외집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군중 앞에서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고 외치기도 했다. 

민주당이 내부 전열을 정비하는 한편 판결에 대한 분노의 화살을 재판부와 김건희 특검법으로 돌리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사법부를 향해 ‘미친 판결’ ‘정치 판결’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에 부역하는 정치 판결”이라며 “법기술자들이 국민 주권을 침해하고 법치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도 이날 첫 공개회의 메시지에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특검법 관철을 위해 이날부터 2차 비상행동에 돌입하고, 오는 23일엔 시민 단체와 장외 집회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특검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결과를 항소심에서 뒤집겠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의 심각성 차원에서도 그렇고, 당의 보전금을 반환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당에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법정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며 “확실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지난 15일 이 대표의 항소심 전망에 대해 “당연히 무죄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이 대표의 선거법 1심 선고 전 민주당이 무죄를 확신하고 있었던 만큼, 항소심에서는 낙관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증인과 자료를 보강해 항소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며 “이와 동시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여러 요인을 고려해 여전보다는 더 치밀하게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과도한 결집이 오히려 사법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무죄 여론전’이 법원을 자극하면서 이 대표의 선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김웅 법무법인 남당 변호사는 “법원 입장에서는 판결을 약하게 내리면 정치에 굴복한 게 되고, 사법부의 위신이 깎이는 것 아닌가”라며 “그간 무죄를 주장해온 민주당의 대응이 법원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이번 1심 판결을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사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전날 “재판부가 검찰에서 만든 거짓과 궤변을 전제로 잘못된 판결을 했다”며 “정권의 위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치졸한 공작에 야합한 정치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오는 25일 예정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도 영향이 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대표) 변호사들이 전략을 잘못 짰다”며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더 세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또 △대장동·백현동·성남FC 후원금 사건 △대북송금 의혹 등은 아직 심리 중이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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