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 부결 당론을 정했지만 내란특검법과 김건희특검법 표결에서 각각 7명, 5명의 이탈표가 나왔다. 앞으로 탄핵 정국이 악화하면 추가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내란 특검법은 찬성 198표, 반대 101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김건희 특검법도 찬성 196표, 반대 103표, 무효 1표로 폐기됐다. 내란 특검법은 통과까지 2표, 김건희 특검법은 4표가 부족했다.
쌍특검법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 요구를 한 법안이다.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사용된 법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고 쌍특검법과 쟁점 6법 부결 당론을 결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우리 108석은 민주당의 폭주에서 나라·국민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라며 “쌍특검법과 쟁점 6법은 반드시 부결시켜 달라. 여의도 황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포퓰리즘 독재정치는 허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의원총회 후 “쌍특검법과 쟁점 6법은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는 법안”이라며 “시장경제 초토화와 국가 재정 낭비, 기업 개인 정보 노출 위협이 있다. 부결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개별 의원에 대한 압박도 이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에게 당론을 따르라는 말을 했다. 김상욱 의원을 향해서는 당론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면 탈당하는 게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이탈표는 5개로 직전보다 1개 늘었다. 지난해 10월에 이뤄진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은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 기권 1표로 이탈표 4개가 발생했다.
전문가는 탄핵 국면이 악화하면 추가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탄핵 국면 악화 요인으로 소속 의원의 연이은 실수와 윤석열 대통령의 신변 변화를 꼽았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충분히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불리한 정치 지형에서 국민의힘이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이 겨우 부결된 게 그 증거”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상황에서 소속 의원의 연이은 실수나 윤 대통령의 신변 변화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것”이라며 “결국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당은 윤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