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4일 (2)
“도입 지역·적용 대상 제각각”…민주노총, 생활임금제 법제화 촉구

“도입 지역·적용 대상 제각각”…민주노총, 생활임금제 법제화 촉구

표준모델 無…제도 운영은 ‘지자체 재량’
민주노총 “실질적 생계비 기반으로 체계 정비해야”

승인 2026-07-30 15: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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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11시25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 민주노총 참가자들이 생활임금제 개선 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최희령 기자
30일 오전 11시25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실에서 민주노총 참가자들이 생활임금제 개선 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최희령 기자
노동계가 생활임금제의 부실한 운영으로 현장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생활임금제가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적용 지역·대상 확대 등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임금 제도 개선 요구안을 발표했다. 회견에는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함께했다. 정 의원은 “생활임금제 도입 14년째지만 실제 이 제도를 적용하는 기초단체는 절반 수준”이라며 “민간위탁 등 간접 고용된 국민은 적용이 제외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생활임금제는 노동자가 가족을 부양하고 교육·문화 등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적용 대상은 지방자치단체 소속 노동자와 출자·출연기관, 지자체 사무를 위탁받은 업체 소속 노동자 등이다.

다만 생활임금 수준과 적용 대상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어 지역별 운영 방식에 차이가 크다. 실제 기초자치단체의 생활임금 도입 현황도 지역별 편차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공공부문 노동자라도 근무 지역에 따라 생활임금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1월 발표한 ‘전국 생활임금 전수조사’에 따르면 17개 광역자치단체는 모두(100%) 생활임금제를 도입했다. 시·도교육청은 9곳(52.9%), 기초자치단체는 106곳(46.9%)이 생활임금제를 시행 중이다. 특히 서울·경기·광주·대전은 모든 기초자치단체가 생활임금제를 운영하는 반면 대구·경북·경남은 도입한 기초자치단체가 한 곳도 없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지역별 격차의 원인으로 국가 차원의 통일된 기준 부재를 꼽는다. 생활임금의 적용 대상과 시행 범위가 각 지자체 조례에 맡겨져 있어 단체장의 정책 기조에 따라 제도 운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생활임금제가 지역에 따라 혜택 수준이 달라지는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직 방문요양보호사인 노우정 돌봄서비스노조 서울지부장은 “민간위탁 노동자도 생활임금 보장 대상이지만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서울 시·구립 요양시설 노동자들은 생활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생활임금 적용과 확대 여부는 시청과 구청장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자체별 조례와 예산 여건에 따라 생활임금 수준이 결정되면서 제도 본래의 취지 역시 퇴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선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스마트시티지회장은 “인천스마트시티 노동자들은 24시간 2교대로 도시 관제 업무를 하고 있지만 법정수당 외 별도 수당이나 근속연수 반영이 없는 상황”이라며 “관계자가 생활임금을 하한선으로 하며 최소한 그 이상을 지급하는 것이 생활임금 본래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이 내용이 조례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임금이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생활임금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산정 기준과 의사결정 구조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과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되는 생활임금위원회에 노동자 대표의 참여를 보장하고 충분한 충분한 숙의를 거쳐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생활임금제 도입 의무화 및 법적 근거 마련 △민간위탁·용역·하수급 노동자 등 적용 대상 확대 △지역 생계비를 반영한 생활임금 산정모델 개발 △생활임금 확대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예산 확보 △생활임금위원회에 노동자위원 30% 이상, 노사 이해당사자 50% 이상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표준 모델 없이 최저임금 인상률에 수동적으로 맞춰지는 구조가 관행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생활임금위원회에 노동자와 노동조합 참여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전국 각지의 생활임금 조례 개정과 지급 대상 확대, 실질적인 임금 인상을 쟁취할 것”이라며 “노동자의 인간적인 삶과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최희령 기자 b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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