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브라질 국빈 방문을 마친 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칠레 방문은 11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대한민국이 최초로 FTA를 체결한 나라가 칠레일 만큼 칠레는 대한민국에 가깝고 중요한 나라”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30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의 현대화 방안을 논의한다.
양국은 디지털 무역과 친환경 산업, 공급망 재편 등 달라진 통상 환경을 협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한국과 칠레는 2018년 FTA 현대화 협상을 시작한 뒤 시장 접근과 지식재산권, 노동 분야 등을 놓고 9차례 공식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중단된 협상에 다시 속도를 내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치안과 방산, 인프라, 해양, 문화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고위급 교류와 정부 간 협의체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다뤄진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1년 만의 칠레 방문”이라며 “대한민국 최초의 FTA 파트너인 칠레와의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칠레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89%와 자유무역 네트워크로 연결된 글로벌 통상 허브이자 세계적인 구리·리튬 생산국”이라며 “핵심광물을 포함한 자원과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교역과 투자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의 주요 경제 의제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이다. 칠레는 구리와 리튬 매장량이 모두 세계 1위인 자원 부국이다. 구리는 전력망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기차 등에 사용되며 리튬은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다.
이 대통령은 스페인어권 통신사 EFE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늘날 세계 경제는 디지털 무역과 AI, 청정기술, 회복력 있는 공급망, 탄소중립 전환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은 안정적인 수요와 첨단산업 기반을 갖춘 국가”라고 말했다.
칠레의 광물 자원과 한국의 첨단 제조 역량을 결합해 자원 개발부터 정·제련, 소재·부품, 첨단 제조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인프라와 방산, 공공안전, 해양안전 등 양국의 상호 보완성이 큰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양해각서(MOU) 서명식, 공동언론발표, 공식 오찬에 참석한다. 한·칠레 기업 약 30개사가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투자 확대, AI·디지털 기술, 친환경에너지, 바이오, K-소비재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칠레 일정을 마친 뒤에는 남미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아르헨티나로 이동한다. 이 대통령은 30일 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31일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메르코수르의 핵심 회원국이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에서도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남미 3국 순방을 통해 핵심광물과 에너지, 식량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교역·투자 기반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는 메르코수르 협상 재개를 협의하고, 칠레에서는 FTA 현대화를 추진해 우리 기업의 남미 시장 진출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일정을 마친 뒤 내달 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동포 간담회를 열고 귀국길에 오른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