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8일 (6)
49년 만에 방첩사 역사 접고 ‘국방방첩본부’ 출범

49년 만에 방첩사 역사 접고 ‘국방방첩본부’ 출범

국방방첩본부·국방보안지원단·안보수사단 신설…권력형 기능 폐지
안규백 “과거 악습과 결별…국민 신뢰받는 방첩기관으로 거듭나야”
방첩·사이버·방산 역량 강화…안보수사협의체 운영으로 공백 최소화

승인 2026-08-03 14: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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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국군방첩사령부가 49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기존 기능을 분산한 국방방첩본부, 국방보안지원단, 국방부조사본부 안보수사단 등 3개 조직이 공식 출범했다. 국방부는 권력기관으로 비판받아 온 과거 방첩기관의 역할을 청산하는 동시에 방첩과 보안, 안보수사 기능을 전문화해 미래 안보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3일 오전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경기도 과천 국방방첩본부에서 창설식을 개최했다. 방첩사는 지난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 창설 이후 49년간 이어져 왔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등을 계기로 조직 개편이 추진되면서 공식 해체됐다.

이번 개편으로 방첩사에 집중됐던 방첩 기능은 국방방첩본부, 군사보안 기능은 국방보안지원단, 안보수사 기능은 국방부조사본부 산하 안보수사단으로 각각 이관됐다. 방첩사에서 논란이 됐던 동향조사와 인사첩보, 세평 수집 등 권력형 기능은 제도적으로 폐지됐다.

안 장관은 창설식 훈시에서 “오늘 우리는 과거의 악습과 단절하고 대한민국 국방방첩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며 “국방방첩본부 창설은 권력의 도구로 얼룩졌던 지난한 역사를 끝내고 ‘국민의 군대’ 재건을 완성하는 일대의 분수령”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오늘 우리가 결별하는 것은 5·16 군사정변과 12·12 군사쿠데타, 5·17 계엄, 12·3 내란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도구가 됐던 방첩기관의 어두운 과거”라며 “권력화 기능을 원천 폐지하고 본연의 임무에 역량을 결집한 전문 조직으로 국방방첩본부를 새롭게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공자의 말인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썩은 나무로는 아름다운 조각을 할 수 없다)’를 인용하며 “뼈를 깎는 마음으로 악습의 뿌리를 도려냈다”면서 “이제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벗어나 국민에게 열린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부대원들에게 △투명성 △전문성 △국민의 신뢰를 새 조직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그는 “신설된 외부 감찰과 법적 통제 기능은 조직의 중립성과 정당성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방패”라며 “여러분이 갖춰야 할 투명성과 전문성이 향하는 곳은 오직 국민의 신뢰”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오직 본연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끝까지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국방방첩본부는 앞으로 북한과 외국의 대군 정보활동, 테러 위협 등에 대응하는 방첩 업무를 중심으로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첨단 장비를 도입해 대응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군사기밀 유출 차단을 강화하는 한편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지원과 주요 전략자산 방첩 지원 등 새로운 업무 영역도 확대한다. 사이버 분야에서는 한국형 위험관리체계(K-RMF)의 군내 정착을 지원하고 인공지능(AI), 위성 등 첨단 기술 보안 지원을 강화해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응할 방침이다.

국방보안지원단은 군단급 이상 부대의 중앙보안 감사와 보안사고 조사, 군사기밀 보호 등 군 보안업무를 전담하며, 안보수사단은 간첩, 군사기밀 유출, 이적행위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 수사를 맡는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는 외부 통제 장치도 강화됐다. 감찰실장에 외부 고위감사공무원을 임명하고 장관 직속 준법감찰위원회를 신설해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중립성을 높였다.

편무삼 국방방첩본부장 직무대리는 기념사에서 “12·3 불법 계엄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고 깊은 자괴감에 빠졌지만, 이제는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예 방첩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방첩사 기능 이관에 따른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첩본부와 조사본부, 보안지원단이 참여하는 ‘안보수사협의체’를 지속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안보수사 관련 정보와 첩보를 공유하고 관계기관 공동 대응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수사 장비와 전문 인력 이관 등 안정화 작업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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