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9일 저녁 홈페이지를 통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기와 시간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2월 이후 3년만의 기습 인상이다.
인민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56%, 1년만기 예금 금리는 2.5%로 각각 0.25%포인트씩 올린다고 발표했다. 인상된 금리는 20일부터 적용된다.
인민은행은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고 경제 성장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 3.5%로 목표치인 3%를 웃돌았고, 경제성장도 올 상반기 10.3%로 목표치인 8%를 훌쩍 넘었다. 세계 경제가 침체한 가운데 중국만 경기 과열을 걱정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의 집값이 크게 올라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었다.
효과는 단숨에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데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분석이 나오면서 세계 경제에 불안감이 확산됐다. 인민은행의 발표 직후 개장한 유럽 증시에선 주가가 1% 이상 떨어지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다시 달러화 선호로 이어져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뉴욕타임스는 인민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 지난달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은행 대출 급증 이후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외부에서 요구하는 위안화 가치 절상이 수출 감소와 실업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대신 (금리를 올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전했다.
세계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중국은 그동안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왔다. 중국은 높은 경제성장과 막대한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 중국 내에선 부동산과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회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경기 과열을 걱정해야할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위안화 절상을 기대하면서 ‘핫머니’라 불리는 투기성 단기 외화자금이 유입돼 물가 불안을 더 부추기고 있다. 또 미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 이 자금 중 일부가 중국에 들어오면 물가 불안과 자산 거품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