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세계로, 카카오는 일상으로…상반된 AI 전략 [네카오 AI 경쟁②]

네이버는 세계로, 카카오는 일상으로…상반된 AI 전략 [네카오 AI 경쟁②]

기사승인 2025-07-08 06:00:10

네이버클라우드가 지난 5월 22일 ‘시암 AI 클라우드’와 태국어 기반 LLM 및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 구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라따나폰 웡나파찬트 시암 AI 클라우드 대표, 레이몬드 테 엔비디아 APAC 총괄 대표, 회이 데이비스 엔비디아 APAC NCP 총괄.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국내 IT 업계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인공지능(AI)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각기 다른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네이버가 ‘소버린 AI’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반면, 카카오는 국내 이용자 중심의 ‘AI 대중화’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두 회사의 전략은 각자의 강점을 살린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네이버, 아시아·중동·유럽 등 전 세계로 ‘소버린 AI’ 손 뻗친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고도화를 통해 한국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통제할 수 있는 독자적 AI 모델, 소버린 AI 실현에 다가서고 있다. 특히 소버린 AI는 한국을 넘어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국가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전 세계로 넓혀가는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5월22일 태국의 AI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시암 AI 클라우드’와 태국어 기반 LLM,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까지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태국어 특화 LLM을 구축하며 태국 내 수요가 높은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접점을 키우고 있다. 앞서 2023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 지난해 7월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5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주택공사(NHC)와 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을 신설했고, 6월10일 메카, 메디나, 제다 3개 도시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플랫폼 제작‧구축 프로젝트가 우선 완료됐다. 지난달 30일에는 사우디 미래형 신도시 ‘뉴 무라바’와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엔비디아, AI 인프라 전문기업 넥서스 코어 시스템즈, 글로벌 투자사 로이드 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나섰다. 해당 사업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EMEA 지역 전역에 소버린 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4분기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를 자사 클라우드와 AI 기술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최근 일본 시마네현 이즈모시와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오사카에서 열리는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현재 클라우드 기반의 상품을 통해 글로벌로 뻗어나고 있는 중”이라며 “자체 LLM을 구축하는 기술이 여러 나라에서 인정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남양주시는 6월 13일 경기도청에서 ‘디지털 허브(가칭)’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주광덕 남양주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카카오 제공

카카오 “AI 대중화 위해 국내 이용자에게 집중할 것”


반면 카카오는 국내 시장 공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AI 대중화를 핵심 과제로 삼아 해외 진출보다 국내 이용자 경험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체결한 오픈 AI와의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카카오 생태계전반을 아우르는 AI 에이전트 개발을 통해 서비스 사용성, 경험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지난 2월 AI 조직을 개편했다. AI 서비스와 개발을 각각 담당하던 ‘카나나엑스’와 ‘카나나알파’를 통합해 단일 조직인 ‘카나나’를 출범시켰다. 부문 간 협업을 강화해 서비스를 가속화하고 AI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또 신규 AI 사업 기회와 협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AI 스튜디오’를 신설하고 오픈AI 등 파트너와의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인프라 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는 안산에 이어 남양주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해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AI 인프라 강화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주광덕 남양주시장,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청에서 ‘디지털 허브(가칭)’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MOU)을 지난달 13일 체결했다. 디지털 허브는 연면적 9만2000㎡ 규모로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계열사의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도입해 일상 속 자연스러운 AI 경험의 폭을 확장시키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 AI가 제작하는 웹툰 숏폼 영상인 ‘헬릭스 숏츠’를 선보이며 카카오페이지 전체 이용자에게 제공했다. 헬릭스 숏츠는 ‘헬릭스 푸시’, ‘헬릭스 큐레이션’에 이은 세 번째 AI 기술 기반 서비스로 웹툰을 짧은 영상으로 자동 제작하는 AI 기반 기술이다.

헬릭스 푸시는 이용자가 앱에 접속하는 시간을 분석해 스마트폰 푸시 알람 형태로 맞춤작을 추천하고 무료 이용권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헬릭스 큐레이션은 이용자 구매이력, 관심 작품 등을 분석해 작품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카카오헬스케어의 AI 기반 모바일 건강관리 솔루션 ‘파스타’는 지난해 2월 출시 후 혈당관리의 전문성과 기술력 등을 인정받았다고 평가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는 AI 대중화를 목표로 국내 이용자들의 AI 사용 경험 확산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 국내 AI 이용자들은 해외 서비스 위주로 사용하고 있기에 자사의 AI로 올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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