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국무총리가 취임 첫날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전공의·의대생 단체 대표들을 만나 의정 갈등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 총리는 전날 저녁 세종 모처에서 김택우 의협 회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원장 등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이재명 정부와 의료계 간 첫 대화 테이블로 의협 측이 요청해 성사됐다.
구체적 논의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기존 재학생(24·25학번)과 내년 의대 신입생(26학번)까지 3개 학년이 1학년 수업을 함께 듣는 ‘트리플링’ 위기, 전공의 수련 미복귀에 따른 전문의 양성 차질 등을 어떻게 풀어갈지 의견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선우 비대위원장은 “김 총리와 시급한 의료 현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만남을 가졌다”며 “의대협은 전 정부로 인한 의학교육 현장의 피해 복구 방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이번 만남은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뤄졌다. 새 정부는 줄곧 의정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한 질문에 “대화를 충분히 하고 필요한 영역에서 적절하게 타협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2학기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 차원에서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총리도 현안을 두고 대화의 중요성을 피력해 왔다. 그는 지난 4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 결정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 중인 농민단체들을 만나 의견을 공유한 바 있다. 김 총리를 주축으로 한 의정 대화 테이블이 꾸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총리는 제21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내 보건의료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깊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중심 의료개혁 공론화위원회’를 앞장서 제안한 만큼 사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의대 학사 일정 유연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사 일정에 예외를 둬 학점 이수나 학년 진급이 가능하게 하는 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해당 부서의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