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항 안전을 책임지는 교통안전국(TSA) 직원들이 전신스캐너에 찍힌 승객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면서 이런 은어를 주고받는다고 전 TSA 직원이 블로그를 통해 폭로했다. ‘호텔 브라보’는 매력적인 여성, ‘코드 레드’는 붉은 속옷을 뜻한다.
TSA의 약자를 본떠 ‘Taking Sense Away(몰상식)’라는 이름을 자칭한 익명의 블로거는 전신스캐너를 다루는 남자 직원들이 영상판독실에서 여성 승객 스캔 사진을 보면서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으며 전자담배를 입에 문 채 키득거린다고 밝혔다. 올해 120만명을 넘은 미국 방문 한국인도 대부분 전신스캐너 검색을 받았다.
“전신스캐너는 테러를 막는 데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현직 TSA 직원들의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승객들의 항의 편지도 150통 이상 받았다고 이 블로거는 밝혔다. 미국의 언론인 알렉스 존스는 24일(현지시간) 이런 폭로에 TSA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신스캐너는 TSA가 항공기 테러를 막기 위해 2010년 미국의 모든 공항에 설치했다. 기존의 금속탐지기보다 강화된 전신스캐너는 초음파로 승객의 옷 속 알몸까지 검사하고 이를 영상 파일로 저장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초기부터 논란이 있었다. TSA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여지를 차단했다고 밝혔지만 이 블로거의 폭로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전신스캐너로 촬영할 때 신체 보호 권리를 명시한 미국 헌법 조문이 나타나도록 특수 인쇄한 속옷을 파는 등 TSA의 과도한 보안 조치에 대한 조롱과 불안이 그치지 않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