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의 수장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이달 말로 사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차기 교황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내기가 벌어진 온라인 도박 사이트인 패디파워에서도 턱슨 추기경에 돈을 건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그는 2009년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예방을 위해 콘돔을 사용할 수 있다는 진보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유력 후보 중 가장 젊다.
턱슨 추기경은 2010년 교황의 영국 방문에 동행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흑인이 교황으로 선출될 것 같은가”라고 묻자 “왜 안 되나(Why not?)”라고 답했다.
나이지리아의 프랜시스 아린제(80) 추기경도 캐나다 출신 마르크 우엘레(68) 추기경에 이어 3번째 유력 후보로 꼽힌다. 아프리카의 가톨릭 인구는 1억7700만명이 넘는다.
교황청이 위치한 이탈리아 출신으로는 앙겔로 스콜라(71) 밀라노 대주교와 지안 프랑코 라바시(70) 추기경이 물망에 올랐다. 오스트리아 빈의 크리스토프 쇤보른(68) 대주교도 유력하다. 가톨릭 신자의 절반이 거주하는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레오나르도 산드리(69) 동방교회 감독이 선두다.
차기 교황에 대한 이런 논의는 가톨릭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와도 일맥상통한다. 교황청 관계자는 “교황은 어느 지역 출신이냐는 것보다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성직자들의 성추문, 젊은이들이 종교를 외면하는 현실, 이에 반비례해 비대해지는 사제의 권력 등 가톨릭교회는 이미 위기에 처해 있다. 베네딕토 16세의 보수적인 신학 노선이 변화한 세계와 소통하는 데 실패했다는 반성도 나오고 있다.
가톨릭 내부의 변화도 중요하다. 유럽의 가톨릭 신자는 2억7700만명에 불과하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합치면 3억명이 넘는다.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가는 브라질이다.
해방신학자인 레오나르도 보프(75) 신부는 “가톨릭교회가 현재 직면한 위기는 종교개혁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새 교황은 현대 사회와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베네수엘라 위성방송 텔레수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세 아일랜드의 성직자 말라키아 주교가 1139년에 쓴 예언서도 화제다. 이 예언서에 따르면 차기 교황은 마지막 교황이며 이름은 베드로(피터)다. “로마 교회에 대한 마지막 박해 중 로마인 베드로가 교회를 다스리고 많은 환난 속에 양들을 치리라. 그때가 지나면 일곱 언덕 위의 도성은 파괴되고 두려운 심판자가 당신 백성을 심판하시리라. 아멘”이라고 적혀 있다.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3월 24일 열린다.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의 절반은 유럽 출신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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