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본분 지키기 위해 프로포폴 맞았을 뿐 연예인들 혐의 부인

연예인 본분 지키기 위해 프로포폴 맞았을 뿐 연예인들 혐의 부인

기사승인 2013-03-25 12:32:01

[쿠키 문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연예인들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 나타났다. 이날 열린 재판에 출두하기 위해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는 오전 9시 30분 쯤 법원 출입구에 등장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이승연은 아이보리색 코트를 입고 머리를 뒤로 묶은 모습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법정으로 올라갔다.

10분 뒤 도착한 박시연은 검은색 안경에 검은색 정장 차림에 역시 머리를 뒤로 묶었다. 화장은 거의 하지 않은 듯 초췌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뒤 이어 나타난 장미인애는 포토라인에 잠깐 서서 취재에 협조한 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검찰서 밝혔듯이 결백을 입증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녀 역시 검정색 코트 정장 차림이었다.

재판은 오전 10시 10분 523호 법정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성수제 판사의 심리로 진행됐다. 피고인석에는 각 변호사들이 자리를 잡았고, 피고인 신분인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는 법정 중간 증인신문대 뒤편에 마련된 의자에 판사를 마주보는 형태로 앉았다. 이들에게 프로포폴을 시술한 의사들도 함께였다. 연예인들과 의사들은 재판 시작 전 옆에 앉은 변호사와 잠깐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판사가 피고인들 이름을 호명하면서 인정신문이 시작됐다. 검찰의 모두 진술이 이어졌다.

“산부인과 의사에게서 카복시 시술 등 프로포폴 투약이 필요치 않은 시술을 하면서 환자의 프로포폴에 대한 의존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시술을 빙자해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다.” 장미인애와 의사는 2012년 8월 30일까지 15회 투약했다.

이승연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의사는 마취통증 전문의였다. 검찰은 “수면상태로 시술을 원하는 이승연에게 프로포폴을 30회 투약했으며, 이는 의료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 의약품을 상습 투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시연 역시 프로포폴이 필요하지 않은 시술에 총 37회 의료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한 혐의라고 검찰은 기소 이유를 밝혔다.

장미인애에게 프로포폴을 시술한 산부인과 의사는 지난해 6월 30일까지 5명을 대상으로 총 76회 문제의 약품을 투약하면서 진료기록부에 적지도 않았고,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도 거짓으로 작성했다. 또 기존의 투약 기록을 없애고 투약량을 부풀려 새로 허위 작성한 혐의까지 검찰은 제기했다.

이승연에게 프로포폴을 시술한 마취통증 전문의도 매니저의 요구로 관련 진료기록부를 파기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승연은 다른 경로로도 프로포폴을 81회 투약 받았으며, 박시연도 검찰이 밝혀낸
프로포폴 투약 횟수가 148회였다.

검찰의 모두 진술이 끝나자, 판사는 피고들을 둘러보며 “아마 잠도 못 잤을 거다”라며 “맘 푸근하게 가지시라”고 당부했다. 연예인들과 의사들의 변호인들이 나설 차례였다.

장미인애에게 시술한 산부인과 의사 측 변호인은 이렇게 주장했다.

“검찰의 주장에는 피의자가 부인하는 부분과 동의하는 부분이 혼재돼 있다. 먼저 모두 사실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 범죄를 예단하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를 어렵게 만든다. 이 의사의 경우 카복시 시술 등에 2004년부터 2011년 그러니까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프로포폴을 사용하는 게 당연했다. 마치 사용 가능하지 않았던 것처럼 검사가 말했는데, 산부인과 의사의 프로포폴 사용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프로포폴의 의존성과 중독성은 보이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고, 의사로서 판단할 수 있다. 장미인애에 대해서도 카복시 시술은 상당한 고통을 수반한다. 의료인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프로포폴을 처방할 수 있는 것이다. 의존성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당시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의료 목적의 정당한 시술이었다. 또 복합시술의 경우 여러 시술 중 고통을 수반하는 시술이 끼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 경우 프로포폴을 처방한다. 장부 미기재한 사실 인정하지만 공소는 잘못된 것 같다. 처방 미기재도 아니다. 나중에 써도 되는 거다. 보통 간호사가 메모지에 얼마나 썼는지 적어주면 4~5일 후에 정리한다. 근데 압수수색이 그 전에 들어와서 그걸 작성 못한 거다. 향정신성 장부 미기재도 인정한다. 하지만 프로포폴을 빼돌리려 그런 게 아니라 세무조사에서 세금 좀 깎아보려 그런 거다.”

장미인애의 변호인은 이렇게 해명했다.

“투약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의료 목적이었다. 카복시 시술을 하면서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료계 정설이 어디있나? 의존성도 없다. 피부미용을 위해 연예인들이 본인 가꾸고 하는 데 필요한 시술이었고 그래서 맞았지 의존성 때문에 맞은 게 아니다. 의사의 진단 하에 연예인으로써 본분을 지키기 위해 한 것. 연예인들에게 화려한 결과만 요구하는데, 연예인들도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운동하면 되지 왜 하냐는 말도 하는데, 전체적 몸매관리를 위해 부분부분 시술이 필요할 때가 많다.”

변호인의 해명에 판사는 장미인애를 향해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이승연의 변호인도 시술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의약 목적의 투약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승연 역시 동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박시연과 그녀에게 시술한 의사 측은 의견서 제출로 진술을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법정에는 취재진 40~50여명이 꽉 들어차 있었다. 재판이 끝나고 질문이 쏟아졌지만 피의자들은 말없이 재판정을 빠져 나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현수 한지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김지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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