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고혈압학회(ESH)와 국제고혈압학회(ISH) 공동학술대회인
HYPERTENSION 2014에서는 저항성 고혈압이 화두였다. 구체적으로는 '실제' 저항성 고혈압인 환자가 얼마나 되는가였다.
이 논의의 배경에는 SYNPLICITY HTN-3 연구의 실패가 있다. SYMPLICITY HTN-3 연구는 저항성 고혈압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장신경차단술과 샴(sham) 시술의 효과를 비교했고, 그 결과 신장신경차단술은 유의한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학술대회 구연발표세션에서는 신장신경차단술의 효과 여부보다는 샴 시술군의 관리전략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선 ACC, 미국고혈압학회(ASH) 등 주요 학술대회에서 언급된 것처럼 이 환자군은 약물의 전환 또는 증량 등 고강도의 혈압관리를 받았고 그 결과 기대 이상으로 혈압이 감소됐기 때문.
이에 HYPERTENSION 2014에서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로 진단받은 이들에서도 약물투여 전략을 통해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고, 이의 핵심요소로 약물순응도(compliance)가 부각됐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료원 F. Fadl Elmula 교수팀의 연구는 이 주장에 대한 근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순응도 문제가 없는 '실제' 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에서 신장신경차단술과 추가적인 약물관리전략을 비교했다. 신장신경차단술은 전문 의료기관에서 시행했다.
신장신경차단술을 위해 전문 의료기관에 전원된 65명 중 실제 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을 구분하기 위해 연구팀은 환자들이 복용하고 있는 약물들을 평가했고, 순응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했다. 또 저항성 고혈압 평가도 진료실혈압과 활동혈압을 모두 적용했다. 진료실혈압의 경우 이뇨제를 포함한 3개 이상의 항고혈압 약물을 복용하면서도 수축기혈압이 140mmHg 초과인 경우, 활동혈압은 필요한 항고혈압제 복용 후 주간 활동 수축기혈압이 135mmHg 초과일 때로 정의했다.
그 결과 14명은 약물에 대한 순응도 문제, 6명은 백의고혈압, 1명은 약물전략 수정 또는 1차 고알도스테론증에 대한 치료 후 정상혈압으로 개선돼 연구에서는 배제됐다. 이에 실제로 무작위로 분류된 환자들은 신장신경차단술군 9명, 임페던스 심박동평가(impedance cardiography)로 약물요법을 보정한 강화 약물요법군 10명이었다.
연구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신장신경차단술이 유의한 혈압감소 효과를 보이지 못해 조기에 종료됐다. 6개월째 진료실혈압을 비교한 결과 강화 약물치료군의 수축기혈압은 기저시점 160mmHg에서 132mmHg, 이완기혈압은 88mmHg에서 77mmHg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장신경차단술군에서는 각각 156mmHg에서 148mmHg, 91mmHg에서 89mmHg로 소폭 감소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Elmula 교수는 "이번 연구 대상자 중 3분의 2가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며 약물순응도 개선을 통해 저항성 고혈압으로 진단된 환자의 다수를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레스터대학 Christobelle White 교수팀도 저항성 고혈압 환자들의 약물 순응도 문제를 지적했다. 연구팀은 소변 검사를 통해 환자들의 약물복용 상태를 평가했다. 20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고, 여기에는 신장신경차단술을 위해 전원된 환자 17명도 포함돼 있었다.
분석결과 환자들은 평균 2.3개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지만, 10%의 환자들에서는 약물복용 및 약물대사의 흔적이 검출되지 않았다. White 교수는 "이는 약물요법으로도 더 관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고, 소변 샘플로 구분했을 때 순응도가 낮은 환자에서 임상적 수축기혈압과 주간 활동혈압이 각각 10mmHg 높게 나타났다"며 순응도가 낮은 환자를 구분해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Giuseppe Mancia 교수는 이탈리아 인구기반 연구를 통한 환자의 순응도 평가 연구를 선보였다. Mancia 교수팀은 수년 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역 환자들의 90일내 재처방률을 평가했고, 3분의 2의 환자들이 약물복용을 지속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Mancia 교수는 "실제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생각보다 적을 수 있고, 약물 순응도에 대한 낮은 이해도, 신장신경차단술에 대한 관심 등이 여기에 일조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임세형 기자 shlim@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