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한 종묘회사가 제주도 고추와 동남아 고추를 교배한 뒤 경북 청송과 영양에서 재배를 시작했다. 청송의 ‘청’과 영양의 ‘양’을 따서 청양고추라고 명명했다. 원래 원산지가 충북 청양이 아닌 거다. 재미있는 점은 청송도, 영양도, 청양도 아닌 경남 밀양이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는 사실.
청양고추에 로얄티가 있다는 사실을 일반인은 잘 모르고 있다. 청양고추, 분명히 우리 건데 실제 로열티를 내고 있다. 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종묘회사들이 다국적 기업에 인수되면서 청양고추의 특허권마저 넘어간 결과다. 청양고추 하나 먹을 때마다 꼬박꼬박 외국계 종묘회사에 돈을 지불하고 있다.
우리 밥상에서 먹거리 로열티 문제는 비단 청양고추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7일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5년간 우리나라가 외국에 지급한 농작물 로열티는 총 81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로열티는 3억2000만원에 그쳤다.
2020년에는 해외 종자의 로열티 지급액이 7900억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농촌진흥청은 전망했다. 우리나라 종자 시장의 약 50%를 외국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셈이다.
로열티 지급 품목의 종자 수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1t에 불과했던 장미 종자 로열티는 2013년 33t으로 33배 늘었고, 국화도 같은 기간 677t에서 2천749t으로 4배 늘었다.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국내 종자 회사의 인수 후보로 외국업체가 떠오르면서 ‘종자 주권’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청양고추의 경우, 종자를 보유하고 있던 중앙종묘는 1998년 세미니스(멕시코)를 통해 세계 1위 업체인 몬산토에 인수됐다. 1998년 당시 업계 1위로 우리나라 종자산업을 대표했던 흥농종묘도 세미니스에 팔렸다. 1997년 당시 업계 2위였던 서울종묘가 스위스계 노바티스에, 4위였던 청원종묘가 일본 사카다종묘에 각각 넘어갔다.
세계 종묘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갖춘 외국자본이 국내 종자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 종자가 국내에 들어올 길목이 넓어졌다.
최근에는 동부그룹이 농업부문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을 계열 분리할 방침을 밝히면서 외환위기 때 종자 주권을 뺏긴 경험을 되풀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매출 6000억원대인 동부팜한농은 종자와 작물보호제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2위를 넘나드는 업체다. 자체적으로 개발해 보유한 농작물 종자는 600여개에 이른다.
동부팜한농 인수에는 일본계 금융자본인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오릭스가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면 동부팜한농이 개발한 종자의 소유권이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다.
동부팜한농과 함께 국내 종자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농우바이오도 지난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종자 주권이 외국에 완전히 뺏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작년 9월 농협경제지주에 인수되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goldenbat@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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