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경기전망 33개월 연속 부진…“한국 기업 한계상황 봉착”

국내기업 경기전망 33개월 연속 부진…“한국 기업 한계상황 봉착”

기사승인 2024-11-26 11:34:51
그래픽=쿠키뉴스 DB. 

국내 기업의 경기 전망이 33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이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 달 BSI 전망치는 97.3을 기록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 경기 전망을 뜻한다. 

BSI 전망치는 지난 2022년 4월부터 기준선 100을 33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75년 BSI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이다. 지난 2018년 6월부터 지난 2021년 2월까지와 2022년 4월부터 다음 달까지 단 두 차례만 33개월간 연속 부진을 기록했다. 

다음 달 경기 전망은 업종별로 희비가 교차했다. 제조업 BSI는 89.9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에 90선을 밑돌았다. 한경협은 “내수 침체 장기화 영향으로 제조업 제품의 국내 공급이 5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제조업 경기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제조업 BSI는 전월 대비 12.6포인트 상승한 105.1이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에 긍정 전환에 성공했다. 연말 특수 및 난방 수요 증가로 인해 업계 기대감이 전망치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가 105.7을 기록,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식음료 및 담배, 의약품을 제외한 나머지 목재·가구 및 종이,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석유정제 및 화학,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등은 모두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도 기준선을 하회했다. 이는 가전 등 소비재 수요 부진과 중국의 D램 생산능력 확대로 인한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 등이 겹치며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에서는 전기·가스·수도(126.3), 여가·숙박 및 외식(123.1),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16.7), 운수 및 창고(108.7)가 호조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도소매(100)를 제외한 정보통신과 건설 등은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다음 달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내수 98.4, 자금사정 97.5, 수출 97.3, 채산성 95.9, 고용 94.3, 투자 89.9, 재고 104.6 등이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상회할 경우 재고 과잉에 따른 부정적 전망을 의미한다. 내수와 수출, 투자는 지난 7월 이후 6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투자도 지난해 4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외리스크 확대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올해 3분기 국내 17개 산업 중 12개 영업이익이 감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현재 우리 기업들은 경영실적 악화로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상법 개정 등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크게 가중시키는 각종 규제 입법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대안 마련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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