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웅제약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이사회를 열고 지분 인수·매각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체 매각 금액은 1046억원이다. 대웅제약은 김병태 회장 일가 지분 14.35% 인수에 486억원을 투입하고 이와 별도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60억원을 넣기로 했다.
이번 투자로 대웅제약 경영진과 한올 경영진이 한올바이오파마를 공동경영하게 되며, 세부사항은 상세 실사와 검토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현 대표인 김성욱 부회장은 회사의 공동대표로 연구개발(R&D) 분야를 총괄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은 대웅제약 측이 맡기로 했다.
대웅제약이 한올바이오파마 인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역량 확대를 위해 대형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글로벌 헬스케어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목표로 해외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했다. 올해 2분기 신약인 올로스타의 유럽 임상시험과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 항생제 메로페넴주의 미국 판매도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해외 역량 확대를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 중견 제약사를 물색하던 중 연구개발(R&D)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올바이오파마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1973년 김병태 회장이 설립했으며 최근 바이오신약과 개량신약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제품은 세파주사제 ‘토미포란주’와 ‘레포스포렌주’, 항생지사제인 ‘노르믹스’ 등이 있다. 특히 연간 R&D 비중이 150억원으로 매출(808억원) 대비 19%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개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은 또 충북 오송에 짓고 있는 대웅제약 신약 공장이 한올바이오파마와 생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현재 차세대 항궤양제, 만성난치성통증치료제 등 자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에 있으며 한올과의 R&D시너지 제고를 위해 파이프라인, 인력, 기술 공유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대웅제약의 알비스가 주도하던 궤양용제 시장은 최근 한올바이오파마, 파비스제약이 복제약(제네릭)을 내놓으면서 경쟁 체제에 들어갔다.
대웅제약은 파비스제약과 특허 침해로 소송전을 벌이고,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이 분야 주도권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대웅제약 이종욱 대표는 “이번 한올과의 투자가 순조롭게 성사된 것은 한올 김성욱 부회장의 R&D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이 중요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오랜 기간 동안 투자와 연구를 지속해 온 한올의 R&D 성과가 대웅이 보유한 글로벌네트워크와 강력한 영업력에 접목되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 김성욱 부회장은 “글로벌 헬스케어그룹으로서 대웅제약의 미래 비전은 물론, 기업문화와 경영시스템이 한올이 지향하는 비전과 맥을 같이 한다고 판단해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