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용산참사, 그 너머의 풍경에서 찾아낸 재미

‘소수의견’ 용산참사, 그 너머의 풍경에서 찾아낸 재미

기사승인 2015-06-23 13:43: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법정영화는 어렵고 딱딱하다’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영화는 불편하다’ 흔히 갖고 있는 편견 중 하나다. 이런 한계를 깨기 위해 실제 사건이나 법정드라마를 다루는 영화들은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영화 ‘부러진 화살’과 ‘변호인’, ‘제보자’ 등이 그렇듯, 주인공의 욕망과 고민을 부각시키며 영웅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관객들은 주인공을 통해 감정을 이입하며 비교적 쉽게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인물’이 부각되면 ‘사건’은 뒤로 밀려난다. ‘변호인’에서 관객들이 기억하는 건 송강호의 노무현 연기지 ‘부림사건’이 아니다.

영화 ‘소수의견’은 기존의 영화들이 선택한 길을 가지 않는다. ‘소수의견’의 중반부에는 변호사 윤진원(윤계상)이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사건을 끝까지 책임지려 결심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다른 영화였다면 이 장면은 하이라이트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보통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선택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감동하게 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소수의견’은 전반적으로 가까이에서 인물들의 욕망과 고민을 담아내기보다 거리를 두고 그들의 말과 행동을 전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지는 않지만 투박한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의경 사망사건을 둘러싼 인물들과 그들이 벌이는 일들이 하나씩 등장하며 점점 사건의 전체 지도가 그려져 나간다. 박재호(이경영)의 아들을 죽인 용역과 그의 사장, 박재호가 죽인 의경의 아버지, 사건 담당 검사와 그의 동창 판사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을 묵묵히 비춘다. 사건의 진실과 본질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어느새 관객 곁에 자리하고 있다. ‘소수의견’에서 재미를 느낀다면 영화가 사건을 다루는 전개방식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김성제 감독은 같은 맥락에서 18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단로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소수의견’의 언론시사회에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며 21세기 한국사회의 풍경과 가해자와 피해자, 그 너머의 이야기가 영화의 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

‘소수의견’은 사회 문제를 다루는 법정 영화로서 대중성을 획득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거기에 재미를 더하는 것은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다. 윤계상, 유해진을 비롯한 배우들은 극의 힘이 아닌 연기만으로 관객을 설득해야 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오는 24일 개봉. 15세 관람가.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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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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