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당뇨약으로 개발된 리라글루타이드의 심부전 효과 입증이 본격적인 임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리라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 유사체 계열이 당뇨약으로 개발됐지만 선행연구(Pilot Study)에서 심부전 환자의 좌심실 박출률(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을 개선시키면서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선행임상 연구는 심실 박출률이 줄어든 심부전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GLP-1 수용체 유사체 투여 5주만에 LVEF와 운동능력 그리고 삶의 질이 위약대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온 바 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GLP-1 수용체 유사체를 급성 심부전을 겪은 환자에게 6개월 정도 투여하면 심부전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정하고 임상에 들어갔지만 기대했던 예후 개선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심부전 치료약이 제한적이라는 측면과 연구진의 새로운 시도를 높이 평가해 9일 미국심장협회(AHA) 연례학술대회 최신임상연구 세션으로 채택됐다.
◇스터디 디자인
이번 연구에는 이전에 급성심부전증으로 입원해 심부전을 진단받은 300명의 성인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최근 3개월 동안 LVEF는 40% 이하였다. 이로 인해 다수가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 차단제, 알도스테론 길항제 등 심부전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참고로 당뇨병 및 비당뇨병 환자가 같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을 무작위로 나눠 한국에는 위약과 다른 한군에는리라글루타이드를 투여했다. 두 군 모두 첫 1개월 동안 증량 조절 단계를 거쳤다.
평가는 모두 3개(사망, 심부전 입원, NT-proBNP 변화)로 설정하고 첫번째 조건을 만족하면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단계적 1차 종료점을 적용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0세였으며, 여성은 20%가 포함됐다. 상당수가 고혈압(80%), 심방세동(50%), 당뇨병(60%) 등을 동반하고 있었다. BMI는 평균 33이였으며, 심부전 정도를 평가하는 NYHA II와 III에 해당하는 환자군은 대략 30%와 60% 정도였다. 평균 LVEF는 26%였으며, 다양한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T-proBNP는 레벨은 평균 3800 초과상태였다.
연구 결과, 180일 째 두 군간의 심부전 개선 효과는 차이가 없었다. 위약과 리라글루타이드군간의 사망률은 각각 11%와 12%였으며, 심부전 입원율도 28%와 34%로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커플란 메이어 분석에서도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율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리라글루타이드가 더 위약대비 30% 위험이 증가하는 등 예후가 안좋은 경향을 보였다.
◇얻은 것은 체중효과
이번 연구는 비록 실패한 연구로 기록됐지만 GLP-1 유사제 작용제의 체중 감소효과가 다시 한번 면모를 드러냈다. 또 어떤 환자들에게 체중감소가 잘 나타내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뇨병 환자와 비당뇨병 환자로 구분해 분석한 하위 연구에서 비당뇨병 환자에서는 체중 감소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당뇨병 환자군에서는 위약대비 통계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에서 30일, 90일 180일 체중 변화는 베이스라인대비 모두 -4~5kg이었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연구팀은 리라글루타이드가 심부전이 있는 환자들이라도 당화 헤모글로빈이 높은 환자에게만 체중 감소효과가 일어나는 것으로 예측했다.
비록 작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리라글루타이드의 심혈관 안전성 데이터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 사건과 관련된 부작용이 리라글루타이드에서 특별히 증가하지 않았으며, 다만 신기능 악화 사례가 위약군보다 조금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NHLBI Heart Failure Clinical Research Network의 Kenneth B. Margulies 박사는 "선행연구와 달리 임상에서는 좌심실 구축률이 감소한 심부전 환자에게 리라글루타이드의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결론내리고 "하지만 심부전 당뇨환자의 혈당 및 체중 감소는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있는 심부전 환자의 혈당관리와 체중 감소에 대한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라고 생각되지만, 대규모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한편 고위험 심혈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발표된 릭시세나타이드의 심혈관 안전성 검증 연구인 ELIXA를 일부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추후에 발표되는 또다른 유사 연구들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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