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숨은 명소를 찾아서] 1. 기암절벽 따라 에메랄드 빛 바다 위를 걷다

[경북의 숨은 명소를 찾아서] 1. 기암절벽 따라 에메랄드 빛 바다 위를 걷다

울릉도 도동 해안산책로

기사승인 2016-08-03 11:04:40

경북의 속을 들여다보면 마치 숨겨진 보물상자와 같다. 신라 불교문화, 북부권 유교문화, 고령-성주 가야문화 등 우리 민족의 3대 역사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그렇다면 이미 많은 사람에게 잘 알려진 문화유적지나 중요민속자료, 명산과 국립공원 등 관광명소를 살짝 비켜 떠나보자. 그러면 더 정겨운 경북사람들이 살아가는 ‘진짜 경북’과 마주할 것이다. <편집자주> 


지난 29일. 아직 알려진 것보다 숨겨진 매력이 더 많은 곳. 울릉도의 속살을 보기 위해 경북 포항여객터미널에서 울릉도행 배에 몸을 실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서인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저 푸른 동해 바다의 파도도 여행객을 반기는 듯 잠잠하다. 그렇게 3시간 30분여를 달린 끝에 출렁거리는 시야 너머로 해무에 덮인 신비의 섬 울릉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울릉도에 내딛은 첫 발. 청량음료보다 시원한 공기가 콧속을 파고든다. 여기에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기는 해풍과 갈매기들의 반가운 울음소리는 정겹기 그지없다. 이는 도심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선물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길의 설레임은 배가된다.  

항구 바로 옆 해안절벽에 아슬아슬하게 펼쳐진 도동 해안산책로. 이번 여행의 목적지다. 해안산책로는 현지인들이 가장 추천하는 코스 중 하나다. 도동항을 시작으로 저동항까지 연결된다.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의 지질 명소 중 하나로 해안을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지질 작용으로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울릉도의 초기 화산활동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학습장으로도 그만이다.


출발점인 도동 여객선터미널에선 우리나라 최고령 향나무도 만날 수 있다. 수령이 약 2000년으로 높이 4m, 둘레 2m, 경상북도 지정보호수다. 도동 여객선터미널 뒤 능선 암벽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도동항~행남쉼터(0.6㎞)~행남등대(0.5㎞)~촛대바위(1.5㎞)까지 왕복 2시간여 걸린다. 해식동굴과 절벽, 타포니, 이그님브라이트와 같은 다양한 화산암을 볼 수 있다. 깎아지른 기암괴석과 깊고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위로 놓인 다리, 산책로를 아슬아슬 비켜치는 파도까지 스릴이 넘친다. 울릉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여기에다 유명 예능프로그램인 1박2일 촬영지로 예능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는 덤이다.

특히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교량사이로 펼쳐지는 해안비경은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행남등대에서 바라본 저동항의 풍경 역시 일품이다. 촛대바위, 북저바위, 죽도, 관음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낮은 능선을 따라 형성된 옛길은 보리수, 털머위, 대나무, 동백나무 등 각종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울릉도에는 800여종의 식물들이 서식하며 신비로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등대를 나와 저동항 쪽으로 가면 벼랑 꼭대기에 전망대가 있다. 절벽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는 높이 57m의 수직 나선형 달팽이 계단이 압권이다.

계단을 내려오면 저동마을 촛대바위까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현무암이 어우러진 이 산책로엔 구름다리와 터널, 몽돌해안이 있어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해안의 붉은 노을 사이로 미끼를 물면 재빨리 낚싯대를 들어올리는 ‘강태공’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해안산책로는 섬의 특성상 아무 때나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해안 절벽을 따라 걸어야 하기 때문에 강풍이나 파도가 높으면 통제된다. 

기암절벽을 따라 에메랄드 빛 바다 위를 걷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다음 여행지는 울릉도로 발길을 돌려보자.

울릉=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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