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권율 "'싸우자 귀신아' 종영, 만감이 교차한다"

[쿠키인터뷰] 권율 "'싸우자 귀신아' 종영, 만감이 교차한다"

기사승인 2016-08-30 19:01:22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tvN 월화극 ‘싸우자 귀신아’는 제목 그대로 귀신과 싸우는 내용이다. 귀신과 퇴마라는 소재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만, ‘싸우자 귀신아’의 인물들은 어느 드라마보다 현실에 가까웠다. 그중에서 가장 인간다운 아픔을 지닌 것은 어쩌면 악랄한 악역이었던 주혜성(권율)일지도 모른다. 주혜성은 인간의 몸에 악령이 깃든 인물로 온갖 악행을 저질렀지만, 가장 큰 아픔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극 중 주혜성 역을 맡아 냉철하면서도 뜨거운 연기를 보여준 배우 권율을 ‘싸우자 귀신아’의 종영일인 30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종영을 앞둔 소감을 물었다.

여름내 이어졌던 ‘싸우자 귀신아’의 촬영은 지난주 토요일에 끝났다. 촬영장에서 힘든 것은 다름 아닌 유난스러웠던 올여름의 더위였다. 권율은 “우리 드라마가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지만, 올여름이 매우 더웠기 때문에 촬영을 하며 체력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래서인지 촬영을 할 때에는 촬영이 끝나기만을 바랐다고. 하지만, 종영을 직전에 둔 지금 권율은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이 든다.

“촬영장에서 서로에게 의지해서 열심히 한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쉽기도 섭섭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해요. 감독님 이하 배우, 스태프들에게 모두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악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권율은 드라마에서 주로 매너가 좋고 부드러운 남성 역할을 맡았지만, 그동안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강렬한 역할들도 꾸준히 맡아왔다. 하지만, 이런 권율에게도 ‘싸우자 귀신아’의 주혜성 역할은 쉽지 않았다. 귀신이 나오는 판타지 드라마가 요즘 같은 리얼리티 시대에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인간도 귀신도 아닌 주혜성이란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스스로의 두려움도 있었다. 권율이 쉽지 않은 이 작품과 역할을 선택한 것은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함께 했던 박준화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컸다.

“박준화 감독님을 믿고 ‘싸우자 귀신아’를 선택했어요.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기의 색을 잡는 데 노력했죠. 극 초반에는 주혜성이란 캐릭터에 대해 많은 설명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짧은 장면에 극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고민했죠. 예를 들면 누군가를 노려보는 눈빛의 온도나 움직이지 않는 눈동자 등으로 차가운 악귀를 표현하려 했어요.”

박 감독과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나눴던 만큼 함께 연기한 배우들과의 합도 좋았다. 권율은 함께 연기한 배우 옥택연과 김소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소현이 맡았던 귀신 역할이나, 귀신을 보는 옥택연의 역할이 쉽지 않았을 텐데 두 배우 모두 현장에서 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덕분에 현장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옥택연은 워낙 남자다운 성격이라 현장에서 의사소통 부분에서 문제될 것이 없었죠. 김소현은 경험이 많아서 누구보다 영리하게 연기했어요. 저야말로 두 친구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최선을 다했지만, 지나간 연기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다. 12시간 넘게 지하 벙커에서 촬영했던 15회의 결투 장면을 TV로 보면서도 “집중해서 고민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권율은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의 연기 방법들이 쌓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율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한 주혜성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싸우자 귀신아’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귀신들과 싸웠던 걸까. 권율은 ‘싸우자 귀신아’를 “주변을 따뜻하게 살펴보게 하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어린 주혜성은 어쩌면 극 중에서 가장 큰 피해자죠. 실제로 어린 혜성에게 처한 상황을 겪고 있는 실제의 누군가가 우리 곁에 있어요. 그런 아이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게끔 주변에 소외되거나 외로운 사람들이 없는지 혜성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통해서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inout@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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