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제 시대 개막…뉴로핏 ‘뇌 영상 분석’ 청신호

치매 치료제 시대 개막…뉴로핏 ‘뇌 영상 분석’ 청신호

기사승인 2025-08-01 06:00:07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신약들이 잇달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치매 정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진단부터 치료, 부작용 대응까지 뇌질환 관리 전주기를 아우르는 기술을 보유한 뉴로핏이 호기(好機)를 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핏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정밀 뇌영상 분석 기술을 앞세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미국 일라이릴리의 ‘키순라’(도나네맙)가 출시되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장 중이다. 두 치료제는 알츠하이머병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데 그쳤던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 병의 진행 자체를 지연시켜 주목을 받았다. 레켐비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고 그해 12월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가 증가하며 관련 시장 전망이 밝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역학조사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9.25%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8.42%로, 2016년(22.25%) 대비 6.17%p(포인트) 증가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치매 유병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70~74세는 5.03%에 그쳤으나, 85세 이상은 21.18%에 달했다. 이 추세라면 2025년 치매 환자는 약 97만명, 2026년에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44년에는 20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치매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 등 독성 단백질이 뇌에 침착해 증상이 서서히 일어난다. 병의 진행을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정 약물 투여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되면 척수액(CSF) 검사,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독성 단백질 수치를 평가하고 치매 발병 여부, 치료 예후 등을 확인한다.

하지만 척수액 검사의 경우 숙련된 의사가 환자 허리뼈에 굵은 바늘을 찔러 넣어 척수액을 뽑아야 하고, 검사 후에는 일정 시간 가만히 누워있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MRI나 PET-CT는 1회 촬영 비용이 100~150만원으로 고가이고, 방사선 노출 위험도 있다.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때문에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75%는 검사를 받지 않고, 증상 발현 후 평균 2.8년이 지난 뒤 진단을 받는다는 통계도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것이 뉴로핏의 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SW)다. 뉴로핏은 레켐비 등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처방이나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는 토탈 솔루션 제품을 개발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뇌신경 퇴화 MRI 영상 분석 SW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 △PET 영상 정량 분석 SW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 △치매 치료제 부작용 모니터링 SW ‘뉴로핏 아쿠아 AD(Neurophet AQUA AD)’가 있다.

뉴로핏 아쿠아는 비정상적 뇌 위축과 백질 변성 등 퇴행성 변화 패턴을 분석해 치매 종류를 감별한다. 뉴로핏 스케일 펫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어느 정도 쌓여있는지, 뇌신경 세포 대사 감소량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정략적 수치로 제공한다.

뉴로핏 아쿠아 AD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을 모니터링하고, 아밀로이드 베타 감소 효과를 분석해 치료 지속 여부에 대한 의료진의 결정을 보조한다. 레켐비의 국내 처방이 시작된 2024년 말부터 주요 병원에 뉴로핏 아쿠아 AD가 연구용 데모로 도입된 이후 지난 4월까지 의료기관 31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연구용 데모에서 정식 제품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뉴로핏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될수록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영상 분석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뉴로핏은 치료제의 처방과 치료 효과, 부작용 모니터링 등 모든 진단·치료 단계의 뇌 영상을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분야를 블루오션이자 미래 핵심 먹거리로 보고 앞다퉈 신약 개발에 나선 게 뉴로핏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국내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은 △아리바이오 △차바이오텍 △젬백스앤카엘 △지엔티파마 △동아에스티 등이다.

아리바이오는 매일 한 알씩 복용하는 방식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을 개발하고 있다. 아리바이오가 글로벌 임상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후향적 하위 분석을 진행한 결과, AR1001을 단독으로 30㎎ 복용한 환자군에서 26주 후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더불어 알츠하이머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인산화 타우 단백질(pTau-181, pTau-217)의 수치가 감소했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치료제인 ‘CB-AD-02’를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억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젬백스앤카엘은 레켐비와 같은 방식으로 치매를 치료하는 ‘GV1001’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지난해 퇴행성 뇌신경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크리스데살라진’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동아에스티는 타우 단백질의 응집을 막는 저분자화합물 ‘DA-7503’을 연구하고 있다. DA-7503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쌓이기 전 초기 형태인 올리고머 형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뉴로핏 관계자는 “레켐비의 국내 처방 확대가 뉴로핏 제품의 활용을 앞당긴 것처럼 현재 개발되는 치료제 임상 및 상용화 과정에서 뉴로핏 제품이 활용될 여지가 있다”면서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확대와 시장 진출 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