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비정신과 의사에 우울증 약을 무제한으로 처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모 의사의 주장에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가 반발했다.
약 처방만으로 우울증이 치료되는 것이 아닌데도 부적절한 발언으로 600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 우울증 환자들을 폄훼했을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전문의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는 것이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이상훈)는 7일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지난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신경과 일부 학회 주도의 정책토론회 중 신경과의 모 의사가 “의대에서 정신과 교육을 32시간 받으니 정신과 질환을 볼 수 있다. 우울증은 흔하고 그 치료도 쉽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측은 “진단이 동일하게 붙어도 우울증 환자들은 그 고통의 모습과 질병 경과가 각기 다르고,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대단히 많다. 마음을 연결해 끌어올리는 심리치료도 까다로워 정신건강 전문의들도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뇌전증 환자의 우울증은 뇌전증전문가가 더 잘 치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여기에도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우울증 환자의 뇌경색은 우울증전문가가 더 잘 치료할 수 있다면 불면증 환자의 파킨슨병은 불면증전문가가 더 잘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받아쳤다.
덧붙여 이들은 “국민 정신건강을 책임지려면, 특히 우울증 치료에 관하여는 정신건강 전문의가 꼭 일차적 역할을 주도해야 하며 우울증 환자를 스스럼없이 정신과에 가도록 오히려 비정신과 의사들이 협조해야 국민 정신건강이 더욱 잘 지켜질 수 있다는 바람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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