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척추와 관절이 아프다고 아우성

108배, 척추와 관절이 아프다고 아우성

기사승인 2016-11-10 19:03:52

#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자녀를 둔 K씨는 자녀의 수능 성적을 기원하며 108배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병원에서 디스크 초기 진단을 받았다. 간절한 마음이 앞서 별다른 주의 없이 무작정 절을 하다 보니 이따금씩 통증이 있던 허리가 탈이 난 것. 전문가들은 정성어린 마음이 담겨있겠지만, 108배는 척추관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동작은 허리·무릎 건강 위협

절하는 동작은 허리의 기립근과 무릎 슬관절 내외측 인대로의 체중 이동을 유발해 하중을 증가시킨다. 이 때문에 적절한 준비 없이 무작정 장시간 절을 하게 되면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복적으로 절을 할 경우 엎드릴 때 허리를 굽히는 과정에서 경추에서 골반까지 이어지는 척추 기립근에 하중이 증가하면서 척추 내압이 상승해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다. 추간판은 척추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말랑말랑한 조직으로 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해 자유롭게 걷거나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이 닳아 충격을 완화해 주지 못하거나, 절할 때와 같이 척추 내압 상승을 일으켜 충격으로 빠져 나오는 등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근처의 신경을 압박해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허리디스크 병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급적 허리를 숙이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기립근 강화 운동을 지속하면 척추기립근이 단단하게 수축돼 있는 상태에서는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기 때문에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또한 스트레칭은 몸에 가해지는 디스크의 부담을 감소시켜 부상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108배 전후로 잊지 않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강북힘찬병원 백경일 원장"중년 여성들 중에는 평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아 허리 근육 등이 덜 발달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태에서 갑자기 108배를 통해 허리에 부담을 주는 운동을 하게 되면 통증이 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시간 108배와 기도자세 무릎 연골에 부담

108배를 하느라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무릎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다. 오랜 시간 무릎 꿇은 자세나 가부좌 자세로 기도하는 경우에도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면서 무릎 내부 압력이 높아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주로 무릎 안쪽 연골에 부담이 가해져 내측 연골이 닳아 O자형 변형이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퇴행성관절염이 발생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   

또한 30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하게되면 근육과 관절 모두에게 무리를 주기 때문에 중간 중간 관절에 휴식을 주어야 한다. 평소 앉은 상태로 무릎을 일직선으로 쭉 펴고 10초 이상 유지하는 허벅지 근육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무릎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인천힘찬병원 이상협 원장평소 관절 통증이 있는 등 관절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108배 동작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며 중년 여성의 관절은 이미 퇴행성 변화가 시작돼 계속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다 보면 무릎연골 퇴행이 더 빨라지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고 조언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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