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나영석 PD가 만드는 예능은 시리즈물이 된다. 출연자를 바꿔 계속 이어가도 무리가 없을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의 기획에 능한 것이다. tvN 이적 후 만든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가 대표적이다. 성공할 수 있을까 싶었던 ‘신서유기’도 웹 기반 예능으로 시작해 현재 시즌3까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나 PD가 “소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는 tvN 새 예능 ‘신혼일기’의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신혼일기’는 가상 연애, 가상 결혼이 아닌 진짜 연예인 부부 안재현, 구혜선이 출연해 리얼한 신혼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1일 오전 11시 서울 월드컵북로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신혼일기’ 기자간담회에서 나 PD는 “하고 싶은 프로그램에 맞는 출연자를 선택하는 게 보통인데 이번엔 뒤집어졌다”며 “‘신서유기’를 하면서 안재현을 알게 됐고, 안재현이 결혼하면서 구혜선을 알게 됐다. 이 커플과 왕래하다보니 그들이 사는 방식이나 대화가 재밌어보여서 두 사람의 다시 오지 않는 신혼 생활을 시청자들과 공유해보자고 제안했다”고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신혼일기’는 나영석 PD와 제작진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나 PD는 “출연자도 두 명뿐이고 한정된 공간에서 신혼생활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을지 모르겠다”며 “오랜만에 접하는 도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금까지 나 PD가 주로 제작한 남성 출연자 중심의 프로그램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나 PD는 “남녀 관계를 다루는 건 어렵더라”라며 “지금까지는 남성적인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세밀한 남녀 간의 교류를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게 아름다운 영상을 찍거나, ‘삼시세끼’, ‘신서유기’와 달리 제작진이 개입하지 않는 촬영을 시도하기도 했다.
OST를 직접 제작한 것도 새로운 도전 중 하나다. 나 PD는 “보통 예능에서 OST를 잘 안 만든다”며 “이번에는 처음으로 완성도 있게 음악을 만들어보자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희열을 찾아가서 OST를 부탁했다”며 “유희열이 한 달 넘게 작업실에서 OST와 삽입될 음악들을 만들고 있다. 너무 작업에 몰입해서 벌써 완성된 트랙만 8개다. 새벽 4시까지 작업하고 있다고 자꾸 전화가 온다. 그만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재현은 ‘신서유기’에서 여행 중에도 아내 구헤선을 끔찍이 챙기는 모습을 보여 로맨티스트 이미지를 얻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생활을 15일 동안 지켜본 제작진은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고 털어놨다. 김대주 작가는 “달콤하고 뭐든 다 할 것 같았던 안재현도 우리와 똑같은 남편이었다”며 “안재현이 우리 주변에 있는 남편들처럼 눈치도 없고 해서는 안 될 말을 하는 실수를 똑같이 한다. 솔직한 구혜선과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안재현의 모습을 보며 편집하면서도 공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신혼일기’의 시즌제 가능성에 대해 나 PD는 “늘 그랬듯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반응이 없으면 어쩔 수 없다. 반대로 시청자들이 사랑해주면 두 번째, 세 번째 시즌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연예인 부부들이 할 가능성도 열려있다”며 “요즘 결혼 많이 하시더라”라는 말을 덧붙여 새로운 커플의 등장도 기대하게 했다.
‘신혼일기’는 파일럿 3부작으로 방송된 tvN ‘편의점을 털어라’ 후속으로 오는 3일 오후 9시20분 첫 방송된다.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