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텍고 교장, 해명글에서 “치우친 생각 바로잡는 것이 교육”

서울디지텍고 교장, 해명글에서 “치우친 생각 바로잡는 것이 교육”

기사승인 2017-02-13 19:15:44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교장이 종업식 이후 열린 학생들과의 대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지극히 정치적인 음모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곽 교장은 13일 학교 게시판에 올린 ‘탄핵정국 관련 학생들과의 토론회에 대하여 드리는 글’에서 “대 토론회의 영상에 대한 언론과 주변 분들의 관심과 의견에 대해 우선 지면으로 말씀 드리고 개학 후 학생들과의 대화를 가지려고 한다”며 “필요하다면 학부모님들과도 의견교환의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알려진 것과 달리 “사전 준비모임으로 학생회 대표 25명과 지난 2월 3일 토론회를 가지고 어떤 취지로 토론 하려고 하는지와 이와 관련 국정역사교과서를 사용하게 된 배경 등을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했다”며 갑자기 진행된 토론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곽 교장은 “학생대표들과의 대화에서도 같은 취지로 제가 먼저 발언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다”며 “학생들도 반대가 없었고 종업식 후 토론회를 가지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한쪽에 치우친 생각을 바로잡는 것이 교육의 기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곽 교장은 “대 토론회의 과정 및 토론회 직후 가진 추가 토론에서 학생들은 ‘제가 우파나 박근혜 대통령의 편을 드는데 이는 불공정하고 학교장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냐’고 했다”며 “저는 한 사회과학자로서 그리고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장으로서 학생들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를 균형 잡도록 해 주는 교육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해명했다.

또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지 않고 반대 의견도 듣는다고 설명했다. 곽 교장은 “평소 학생들에게 저의 생각을 주입하려는 생각은 적절치 못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다만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변하지 않을 거라고 하며 다른 의견에 대해 마음을 닫는 것은 적절치 못하고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의견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본 토론회의 진행도 학생들의 의견개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매우 강한 반대의견도 경청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곽 교장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탄핵사건을 법적인 문제이고 법적 절차를 충실히 밟아 절차적 정당성을 가질 때 갈등관리의 기능을 발휘 할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정치적 사안을 다루고 있지만 교육적인 것이고 사회과학을 바르게 교육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교육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어느 정파나 단체의 입장이 아닌 법률전문가들의 의견과 자료들을 취합하여 소개하며 저의 해석을 첨부했다”며 “오해가 있는 부분은 학생들과의 소규모 토론 등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고 있다. 저희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좋은 의견 있으시면 적극 학생교육에 반영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곽 교장은 종업식 이후 열린 학생들과의 대토론회에서 “대통령이 머리가 텅 비어서 최순실과 같은 그런 무식한 여자에게 농락당해서, 사교의 교주에 농락당해서 국정을 농락했다? 그런데 점점 재판의 과정을 볼 때 자기의 이권 개입 정도만 있었지 국정 전반을 뒤흔들었다는 주장이 얼마나 맞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탄핵 자체가 법적 절차에 근거하지 않았다”며 “90% 이상의 언론이 정략적인 의견과 허위사실을 말하면서 국민들과 사회를 선동시키고 있다”고 탄핵심판의 부당성을 강조해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다음은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곽일천 교장의 해명글 전문>

탄핵정국 관련 학생들과의 토론회에 대하여 드리는 글

지난 2월 7일 실시한 종업식 행사 후 대 토론회의 영상을 보고 많은 언론과 주변 분들의 관심과 의견에 대하여 우선 지면으로 말씀 드리고 개학 후 학생들과의 대화를 가지려고 합니다. 필요하다면 학부모님들과도 의견교환의 자리를 가질 것입니다.

우선 이번 대 토론회는 사전 준비모임으로 학생회 대표 25명과 지난 2월 3일 토론회를 가지고 어떤 취지로 토론 하려고 하는지와 이와 관련 국정역사교과서를 사용하게 된 배경 등을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교에서는 작년 11월부터 12월에 걸쳐 사회과목 및 종교과목 등에서 탄핵관련 계기교육 자료를 담당선생님들과 함께 만들어 실시한 바 있습니다. 그 핵심적인 내용은 본 탄핵사태가 과거의 광우병파동이나 미군 장갑차 사건처럼 비이성적이고 잘못된 정보에 의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아울러 모든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민주적 의사결정과 법치주의의 준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래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이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자치법정 등의 형태로 학생들 스스로 현 상황을 균형 있고 이성적으로 접근하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한층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입니다.

학생대표들과의 대회에서도 같은 취지로 제가 먼저 발언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학생들도 반대가 없었으며 종업식 후 토론회를 가지도록 하였습니다.

대 토론회의 과정 및 토론회직후 가진 추가 토론에서 학생들이 제기한 의견은 제가 우파나 박근혜대통령의 편을 드는데 이는 불공정하고 학교장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냐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어느 편이나 누구에 대해 호불호를 말하는 것이 아닌 한 사회과학자로서 그리고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장으로서 학생들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를 균형 잡도록 해 주는 교육의 기능이 필요 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학생들에게 저의 생각을 주입하려는 생각은 적절치 못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다만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변하지 않을 거라고 하며 다른 의견에 대해 마음을 닫는 것은 적절치 못하고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의견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본 토론회의 진행도 학생들의 의견개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매우 강한 반대의견도 경청하였습니다.

역사교과서 선택도 같은 사건에 대한 상이한 입장을 가진 교과서를 복수채택하고 이번 국정역사교과서와 함께 기존의 비상교육 검인정 교과서를 함께 사용하여 학생들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 교육적 관점은 탄핵사건을 법적인 문제이고 법적 절차를 충실히 밟아 절차적 정당성을 가질 때 갈등관리의 기능을 발휘 할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교육 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정치적 사안을 다루고 있지만 교육적인 것이고 사회과학을 바르게 교육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파나 단체의 입장이 아닌 법률전문가들의 의견과 자료들을 취합하여 소개하며 저의 해석을 첨부하였습니다. 오해가 있는 부분은 학생들과의 소규모 토론 등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추후 학생자치법정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이 현안문제에 대해 균형 잡힌 토의를 해 나가서 민주주의 경험교육과 법치 교육의 기회로 만들 예정입니다.

저희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드리며 좋은 의견 있으시면 적극 학생교육에 반영 하겠습니다.

2017. 2. 13

서울디지텍고등학교 교장 곽 일 천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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