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문제만 푸는데 이렇게 좋아해주실 줄 몰랐어요”
오는 19일 100회를 맞는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이하 문제적 남자) 출연자들이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실제로 ‘문제적 남자’는 첫 방송됐던 2년 전엔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에는 ‘뇌섹남’이라는 트렌드에 맞춰 등장한 tvN ‘더 지니어스’의 아류작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스펙이 뛰어난 연예인을 모아 문제를 푸는 것 외에 새로운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적 남자’는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 100회까지 왔다. 최근 방송된 94~98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 상위권을 줄지어 기록했을 정도로 상승세다. 16일 오후 1시30분 서울 양천로 CJ이앤엠스튜디오에서 열린 ‘문제적 남자’ 100회 및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인 타일러는 “처음엔 시청자들이 단순히 문제를 푸는 프로그램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으로 도전했다”며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택시 기사님들도 재밌게 본다고 말씀해주실 정도로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1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문제적 남자’를 연출하는 이근찬 PD는 “보통 격주로 녹화하는 다른 예능과 달리 우리는 매주 목요일 녹화를 한다”며 “멤버들도 올 때마다 힘들지만 즐겁게 오고 있다. 즐겁고 재밌게 문제 푸는 멤버들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한 것이 2년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현무도 멤버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다는 말에 동의했다. 전현무는 “‘문제적 남자’는 정말 리얼”이라며 “한 문제를 3시간이나 푼 적도 있다. 제작진이 힌트도 안 줬다. 한 문제를 이렇게 오래 풀면 언제까지 녹화할 거냐고 신경전이 벌였을 때도 있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멤버들도 ‘문제적 남자’를 통해 많이 변했다. ‘문제적 남자’를 통해 처음 방송에 출연했다는 이장원은 다른 예능에도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졌고, 블락비 멤버인 박경은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데 성공하며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차트 1위를 찍고 있다. 전현무는 ‘뇌섹남’과 ‘뇌썩남’이라는 얘기를 동시에 듣게 됐고, 하석진은 방탈출 카페에 함께 가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게스트들을 스펙 위주로 선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듣는다. 이에 대해 이근찬 PD는 “맨 처음 여섯 멤버를 섭외할 때도 문제에 대한 흥미도를 가장 첫 번째로 봤다”며 “게스트도 마찬가지다. 문제에 대한 흥미도가 높거나 문제에 재밌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뽑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보니 공부를 많이 해본 분들이 문제에 더 편하게 다가가는 면이 있어서 자주 출연하게 됐다”며 “그렇다고 학력을 보는 건 아니다. 최근엔 바둑기사 분들도 나오셨다”고 해명했다.
이어 타일러는 “‘문제적 남자’를 제대로 안 봤거나 겉모습만 생각하면, 스펙이나 정답을 강조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요즘 우리는 정답보다 아름다운 풀이를 추구하고 있다. 아름다운 답이 정답이 아닐 때는 모두가 아쉬워한다. 그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100회를 맞은 ‘문제적 남자’가 200, 300회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작진도 쉽게 답하지 못했다. 드라마처럼 정해진 회차가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PD는 “‘문제적 남자’가 얼마나 갈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멤버들과 하고 싶은 게 아직 많다. 새로운 것을 했을 때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200~300회를 생각하기 보다 매주 멤버들을 어떻게 괴롭힐지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은 “MBC ‘무한도전’처럼 오래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학과 과학, 언어와 논술 등 분야를 넘나드는 고난이도 문제를 푸는 여섯 남자들의 토크쇼 ‘문제적 남자’는 2015년 2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해 19일 방송에서 100회를 맞는다.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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